흑 47이 생소하다. 인공지능 수법으로 인간의 바둑에선 거의 등장하지 않는 초식이다. 박정환 9단은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 참고 1도처럼 평범하게 두면 백의 실리가 커서 흑이 좋지 않다고 본 듯하다.
퇴로가 막힌 백은 안에서 살아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만 실수가 나왔다. 백 58로 잡아두기 전에 56으로 단수를 친 게 완착. 프로들은 집에 민감하다. 집으로는 분명 득을 봤지만 흑 57의 빵따냄과 교환돼 중앙의 맛이 확 달라졌다. 참고 2도처럼 단수를 아꼈더라면 ‘가’로 들여다보거나 ‘나’로 끊는 약점이 흑의 입장에서는 눈엣가시였다. 백의 실수가 나오면서 박 9단이 주도권을 쥘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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