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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 울린 신민준, 메이저 첫 우승…‘두 명의 신’ 앞세운 한국바둑 미소
뉴스1
업데이트
2021-02-05 15:11
2021년 2월 5일 15시 11분
입력
2021-02-05 15:10
2021년 2월 5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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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위 커제 9단을 꺾고 2012년 입단 후 처음으로 메이저 세계대회 정상에 오른 신민준 9단. (한국기원 제공) © 뉴스1
한국 바둑의 큰 기대를 받았던 신민준(22) 9단이 입단 후 처음으로 메이저 세계대회 정상에 올랐다. 그동안 큰 기대를 받은 것에 비해 성과가 없었던 신민준 9단의 우승에 한국 바둑도 미소 짓고 있다.
신민준 9단은 지난 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커제 9단(중국)과의 ‘제25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302수 만에 백 3집반승을 거두고 2-1,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2년 7월 입단한 신 9단은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메이저 세계대회 첫 결승에서 정상에 올랐다.
바둑계 관계자는 “한국 바둑 전체가 기뻐하고 있다”며 “한국 선수가 세계대회 결승전에서 중국 선수를 꺾은 것은 6년여 만”이라고 바둑계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 바둑 기사가 대회 결승에서 중국 기사를 꺾은 것은 지난 2014년 김지석 9단이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에서 탕웨이싱 9단(중국)을 제압한 것이 가장 최근일 정도다.
특히 이번에 신민준 9단이 꺾은 상대가 ‘중국 1위’ 커제 9단이라 의미는 더욱 크다. 커제 9단은 이번 대회 전까지 3번기·5번기 등으로 진행된 메이저 대회 결승전에 총 9번 진출, 8번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번기 승부에 강한 모습이었다.
번기는 단판 승부가 아닌 일정한 번수를 정하고 대국하는 방식을 뜻한다. 즉 이번대회 결승에서 진행된 3번기는 3판 2선승 개념으로, 먼저 2승을 거둔 기사가 우승을 차지하는 방식이었다.
앞서 커제 9단에게 번기로 펼쳐진 결승에서 패배를 안긴 주인공은 중국 출신의 천야오예 9단이었다. 한국 선수가 번기로 진행된 결승전 승부에서 커제 9단을 꺾은 것은 신민준 9단이 처음이다.
바둑계 관계자는 “한국 바둑이 환호했다면 중국 바둑은 충격에 빠졌다. 특히 패배를 당한 커제 9단은 경기 후 펑펑 울었을 정도로 이번 패배에 대한 충격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민준 9단은 그동안 한국 바둑에서 큰 기대를 받았고, 실력도 검증이 됐다. 큰 대회에서 힘을 못 쓰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도 갖고, 충분히 반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민준 9단은 현재 ‘국내 랭킹 1위’ 신진서 9단과 함께 2012년 7월 영재입단 대회를 통해 입단한 동기다. 한국 바둑 사상 최초로 영재 입단자인 둘을 두고 바둑계는 둘의 성을 따 ‘양 신’이라고 불렀다.
시간이 흐르며 신진서 9단은 기대에 부응, 국내 1위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칠 동안 신민준 9단은 기복이 심한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번에 신민준 9단이 커제 9단을 꺾고 세계 정상에 올라 앞으로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신 9단 역시 이번 대회 우승 후 “아직 우승이 어색하지만 세계대회 타이틀이 어울리는 프로기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앞으로 더 발전된 모습을 약속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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