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넷플릭스서 공개 화제몰이…화상 인터뷰
韓 최초 우주 SF…볼거리 호평에도 신파는 엇갈려
"극장 개봉 계획 없어…속편은 나도 궁금"
한국 최초의 우주 SF 영화인 ‘승리호’가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후 세계 인기 영화 순위에서 정상을 지키고 있다.
‘늑대소년’의 조성희 감독과 송중기가 8년 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신선한 상상력과 세계관에 더해 아시아 최고의 VFX(시각효과) 기술력을 선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8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조 감독은 “우주선이 날라 다닌다고 하면 할리우드 영화의 눈높이에 익숙해져있다”며 “(할리우드 SF 영화에) 뒤지지 않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는데 세계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어 신기하고 다행이다”고 밝혔다.
이어 “미술팀, CG팀, 사운드팀, 음악팀 등 어느 하나 빠짐없이 스태프들이 많은 열정을 불태워주셨다”며 “관객들이 그런 점을 느끼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뿌듯해했다.
― 역설적으로 ‘무엇이 승리일까’ 고민 영화는 2092년을 배경으로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을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 감독은 시간적 배경을 2092년으로 설정한 것과 관련 “여러 가지 과학기술이 나오는데 중력을 극복해서 우주를 떠다니는 것이 아닌 걸어 다닌다. 적어도 몇십년이 지난 먼 미래여야 했다”면서도 “2100년이 지나면 너무 먼 미래로 다가온다. 21세기 안에서 이뤄지는 일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대가 언급되는 SF 영화의 기술 수준을 봤을 때 무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우주선의 이름이자 영화 제목이 ‘승리호’인 이유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어감이 적당히 유치하고 귀여워서 좋았는데 나와 위치가 다른 사람을 제거하고 척결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같이 화합하면서 살 수 있을 것인지 담고 싶었다”며 “역설적으로 무엇이 승리일까를 고민하게 됐고 시나리오를 쓰면서 이야기가 맞닿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짚었다.
CG 시퀀스에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상상력에 기반하지만 너무 판타지처럼 보이지 않길 원했다. 10개 업체가 참여해 할리우드 CG 예산의 10분 1, 7~8분의 1 정도 쓴 것 같다”며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특수효과와 우주 액션 등 볼거리는 화려하지만, 스토리는 빈약하다는 혹평도 뒤따른다. ‘K-신파’의 답습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조 감독은 “관객들이 그렇게 느낀다면 저의 고민이 깊지 않았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이야기가 이 안에 있다”며 “태호의 서사에서 잃어버린 딸 사연을 넣기도 했는데 가족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관심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 송중기 8년 만에 재회…마음속 온기 많이 느껴 송중기와는 ‘늑대소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조 감독은 “7~8년 지나긴 했지만 중간 중간 연락하고 만나서 그렇게 오래된 것 같지는 않았다”며 “처음 작업보다 소통에 있어서 편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사람 송중기, 배우 송중기는 변함이 없었다. ‘늑대소년’때 처럼 밝고 친화력이 좋았다. 현장을 좋은 분위기로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고마워했다.
송중기가 ‘꼬질꼬질한 역할만 준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멋있는 역할은 다른 작품에서도 많이 한다.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송중기 배우의 마음속의 온기를 많이 목격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더 드러내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고 언급했다.
‘승리호’는 지난해 여름 시장과 추석 대목을 차례로 노렸다가 극장 개봉을 건너뛰고 넷플릭스로 방향을 틀었다.
조 감독은 “극장이든 컴퓨터든 TV든 어떤 식으로든 관객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 역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하루 빨리 만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고 언급했다.
추후 극장 개봉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지금까지 알기로는 극장 상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 나도 궁금해서 어떻게 되는 것인지 좀 더 디테일하게 물어볼 생각이다”고 했다.
속편 제작과 관련해서는 “나도 궁금하다”며 “지금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다음 편이나, 또는 ‘승리호’가 아니더라도 우주 배경의 SF 영화들이 관객 입장에서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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