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60)이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임명과 관련해 “이 정권에서 출세하려면 부패와 타락이 필수”라고 비판했다. 최 시인은 고은 시인의 성추문을 처음 세상에 알리며 문화예술계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주도한 이다.
최 시인은 1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제 분노할 힘도 없다”라며 황 장관을 둘러싼 의혹들을 비판했다. 최 시인은 먼저 “국회 회기 중에 유럽여행, 나쁘다”면서 “학급 청소 시간에 내빼는 반장이나 마찬가지”라고 썼다. 황 장관이 2017년 국회 본회의에 불참하고 스페인을 여행했다는 의혹을 비판한 것이다.
최 시인은 황 장관이 2019년 지출로 약 720만 원을 신고한 점도 비난했다. 최 시인은 “한 달 카드 지출이 60만 원?”이라며 “혼자 사는 저도 1년에 카드 1000만 원을 긁는다”고 했다. 이어 “황 후보자 가족 명의 통장이 46개라고 한다”며 “좋은 머리는 꼭 그런 데만 쓴단 말이야. 아이들이 뭘 배울까”라고 지적했다.
최 시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화예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문체부 장관은 정의롭고 도덕적인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문화예술계가 타락하면 국민의 영혼이 타락하는 것”이라고 이 글을 쓴 이유를 밝혔다.
황 장관은 앞서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표절과 ‘생활비 60만 원’ 의혹, 본회의 중 해외여행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송구스럽다” “죄송하다”는 발언을 20여 차례나 하며 자세를 낮췄지만 “소명할 부분이 있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후 황 장관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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