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0회’ 재사용 가능한 코로나19 방호복 유럽 인증… 제조업체 “국내 기준 마련해야”

  • 동아경제
  • 입력 2021년 2월 19일 18시 23분


대구 소재 섬유업체 ‘HSN’은 재사용이 가능한 방호복을 개발해 국내 기업 최초로 유럽 CE 인증을 획득했다고 19일 밝혔다. 해당 방호복은 10회 이상 다시 사용해도 방호복 성능이 유지되는 제품으로 일회용 방호복 사용에 따른 비용 낭비와 폐기물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능성을 인정받아 해외 수출 계약이 체결됐고 글로벌 온라인사이트인 ‘아마존’에도 최근 입점했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고 HSN 측은 전했다. 정부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HSN 관계자는 “조달청 확인 결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 당국이 공식적으로 구입을 권고하거나 재사용 기준에 대한 제시가 있어야 조달 등록 및 구입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재사용 방호복이 예산 절감 등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조치가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HSN은 자체 개발한 재사용 방호복이 기존 일회용 제품과 원단 및 성능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 부직포가 사용된 방호복의 경우 바이러스 침투를 차단하는 효과가 우수하지만 물과 습기에 취약해 세탁이 불가능한 단점이 있다고 했다. 내구성이 약해 쉽게 찢어지고 착용감도 떨어진다고 전했다. 반면 HSN 제품은 폴리에스테를 교직해 만든 직물 원단을 사용해 만들어져 내구성이 높고 착용감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차단 기능을 갖춘 직물은 고온세탁이나 고온건조를 비롯해 멸균 과정을 거쳐도 성능 저하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글로벌 기준 코로나19 병실에 들어가는 바이러스 사멸 조건은 ‘섭씨 60℃에서 5분 세탁 후 고온 건조 또는 70℃에서 3분간 세탁 후 고온 건조’로 권장하고 있는데 HSN 측은 해당 조건에서 제품 성능이 고스란히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유럽 인증까지 획득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HSN 관계자는 “유럽 CE 인증을 받을 당시 국내보다 까다로운 기준의 테스트를 시행해 성능 인증 결과를 얻어냈다”며 “가격 경쟁력도 확보한 상태로 국내 의료현장에 도입할 수 있도록 검토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백신 투약이 곧 시작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여전히 확진자를 돌보기 위해 방호복 물량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의심증상자와 자가격리자를 돌보는 업무 뿐 아니라 선별진료소 등에서도 충분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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