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자유-평화 염원 메시지 담아 작곡, 바스케스 지휘 카미유 토마 협연
무용극 ‘디어 루나’ 3일간 무대에 정경화-이날치밴드 등도 공연
터키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파질 사이(51)의 첼로협주곡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가 올해 통영국제음악제의 일환으로 28일 아시아 초연된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은 이달 26일부터 4월 4일까지 열리는 2021 통영국제음악제 프로그램을 최근 발표했다. 올해 음악제 부제는 ‘Changing Reality(변화하는 현실)’로 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변화하는 공연계와 현대 사회의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사이의 첼로협주곡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는 음악제 셋째 날인 28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II’ 콘서트에서 연주된다. 크리스티안 바스케스가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첼리스트 카미유 토마가 협연한다.
사이는 2001년 에코 클래식상을 수상하며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연주를 펼쳐온 피아니스트. 작곡가로도 일찌감치 인정받아 16세 때 작곡한 ‘검은 찬가’가 독일 베를린 성립 75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연주되기도 했다. 2012년 이스탄불 법원으로부터 종교 모욕 혐의로 기소되면서 그는 터키 이슬람 근본주의와 대립하는 ‘저항의 아이콘’이 됐다. 이슬람에서 가르치는 천당에 대해 그가 트위터에 올린 글이 발단이 됐다. 이듬해 사이는 실형을 선고받았고, 이는 그해 여름 3개월 동안이나 계속된 반정부 시위의 도화선이 됐다.
첼로협주곡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는 사이가 이 시위에 대한 터키 정부의 폭력 진압과 2015년 파리 테러 등을 비판하며 자유와 평화를 염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 통곡하는 듯한 첼로 선율과 오케스트라의 포효, 터키 민속 선율이 어우러진다. 첼리스트 카미유 토마는 2018년 이 작품을 파리에서 세계 초연한 뒤 2020년엔 도이체그라모폰 레이블로 음반을 발매했다. 토마는 27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단독 리사이틀도 연다.
한편 26∼28일 통영국제음악당 블랙박스에서 열리는 무용극 ‘디어 루나’도 관심을 끈다. 작곡가 김택수가 자신의 작품 및 슈베르트 등 클래식곡, 현대음악 작품을 재해석하고 피아니스트 윤홍천이 연주를 펼친다. 발레리나 김주원이 무용으로 가세하고, 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배우 한예리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1970년대 스타 가수 정미조도 출연해 노래를 들려준다.
축제 개막 연주는 26일 바스케스가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맡는다. 윤이상이 핵전쟁의 위험을 묘사한 ‘서주와 추상’으로 시작해 옛 소련 대표 작곡가였던 쇼스타코비치가 스탈린 체제의 억압을 교묘하게 비꼰 교향곡 5번을 메인 곡으로 연주한다. 28, 30일 열리는 정경화 바흐 무반주 전곡 연주도 관심거리. ‘범 내려온다’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이날치 밴드도 4월 2일 통영국제음악당 무대에 서면서 이 축제에 한층 다양한 색깔을 입힐 예정이다. 올해 타계한 작곡가 강석희를 그리는 ‘작곡가 강석희를 기리며’ 콘서트도 4일 통영국제음악당 블랙박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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