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분발해야 하는 형세

○ 판팅위 9단 ● 신진서 9단
본선 16강 3국 4보(53∼70)

흑 53은 두텁지만 손 따라 받아준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참고 1도처럼 흑 1을 선수하고 3으로 치받아 두는 게 좋았다. ‘가’가 항상 선수여서 상변은 생각보다 탄력이 풍부한 모습이다. 백 54가 급소 자리다. ‘쌍립 되는 곳이 급소’라는 바둑 격언이 있는데 지금과 같은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흑 55도 56으로 두어 연결하는 게 효과적이었다. 백 56으로 젖히자 백은 안정된 형태를 취한 반면에 흑은 근거가 없어졌다.

흑 57, 59는 61로 막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는데 실착이었다. 그냥 A로 뛰어 포위했으면 무난했다. 백 62로 막아 귀를 살리자 중앙에 끊기는 약점만 남긴 꼴이다. 백 64가 따끔하다. 참고 2도처럼 흑 1로 막는 건 백 2로 두는 수가 준비되어 있어 안 된다. 실전에선 흑 67로 막았지만 백 70까지 연결해 흑이 분발해야 하는 형세가 되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구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