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기악연주’ 수상 용재 오닐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소식 들은 어머니 ‘똑똑한 애’ 축하… 수상음반, 나바호족-9·11에서 영감”
14일(현지 시간) 인터넷으로 중계된 그래미상 사전 시상식에서 리처드 용재 오닐이 클래식 기악연주상 수상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돌아가신 할머니가 이 곡을 들으면 좋아하셨을 겁니다. 어머니는 소식을 듣고 ‘넌 똑똑한 아이니까’라며 기뻐하셨어요.”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3)이 제63회 그래미상 ‘클래식 기악연주상’(베스트 클래시컬 인스트루멘털 솔로)을 14일(현지 시간) 수상했다. 수상 앨범은 데이비드 앨런 밀러가 지휘하는 올버니 교향악단과 협연한 크리스토퍼 테오파니디스의 ‘비올라와 실내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용재 오닐은 6·25전쟁 고아로 미국에 입양된 어머니와 아일랜드계 미국인 조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앞서 2005년, 2010년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다. 미국 뉴욕에 있는 그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수상 소감으로 “오늘은 비올라에 위대한 날”이라고 말했다.
“비올라는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해 왔지만 매우 다재다능한 악기이고 수많은 색채를 표현해낼 수 있다. 비올라에 대한 관심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 점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할머니가 이 소식을 들었다면 뭐라고 하셨을까.
“할머니는 1999년 마지막으로 내 콘서트를 들으셨다. 월턴의 비올라 협주곡이었는데, ‘독주자가 크게 활약하는 곡이어서 좋았다’고 하셨다. 이번 앨범도 좋아하셨을 것 같다.”
―수상 앨범에 실린 ‘비올라와 실내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은 어떤 곡인가.
“이 곡은 작곡가가 두 가지에서 영감을 받은 곡이다. 하나는 미국 원주민 나바호족의 시문학이고, 다른 하나는 2001년 일어난 9·11테러다. 이 사건은 특히 네 악장 중 2악장과 3악장에 반영되었다.”
―음반에 실린 연주에 대해 테오파니디스는 어떻게 평가했나.
“이 곡은 테오파니디스가 9·11테러로 절망감에 빠져 젖혀 두었다가 나를 위해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번 연주를 위해 우리는 수없이 의논했고, 그는 독주 부분 해석에 대한 조언을, 나는 비올라 기법에 대한 조언을 했다. 작곡가와 함께 만든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미상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상이다. 음악가들에게도 의미가 각별한가.
“음악가들이 투표해서 뽑는 상이라 특히 의미가 크다. 주요 음악계 인사들의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
―언제 한국 청중과 만날 수 있을까.
“8월에 내가 참여하는 타카치 현악4중주단 내한 연주가 예정돼 있는데, 현재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연말경 다른 연주가 예정되어 있어 그때는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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