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철옹성을 쌓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8일 03시 00분


○ 판팅위 9단 ● 신진서 9단
본선 16강 3국 7보(101∼111)

흑 1은 패의 가치를 최대한 작게 만들기 위한 수다. 상변은 어차피 늘어진 패여서 흑이 이렇게 늦추더라도 백의 부담이 큰 곳이다. 다시 말해 참고 1도처럼 흑 1로 강하게 둘 필요가 없는 곳이다. 백 2로 막히면 흑은 어떤 팻감도 받을 수가 없다.

이제 백은 2 이하로 두어 수습해야 하는데, 흑 5로 붙인 다음 7, 9로 꽉꽉 틀어막은 수가 철옹성을 쌓아올린 것처럼 두텁고 단단하다. 이것으로 상변 백은 중앙으로의 진출로가 완전히 막혔다. 흑 11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곳이다. 이곳을 두면서 신진서 9단은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지 않았을까 싶다. 참고로 백 10 때 흑 11로 흑 두 점을 살리지 않은 건 참고 2도 백 4로 끊는 수를 없애기 위함이었다. 흑 5로는 6 쪽에서 단수를 쳐서 잡아야 깔끔한데 지금은 자충이 되어 그럴 수가 없다. 백은 어떻게든 중앙을 삭감해야 한다. 하지만 그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해설=김승준 9단·글=구기호
#바둑#제9회#응씨배#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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