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남성 성추행’ 미투 추락한 美지휘자 제임스 러바인 별세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18일 08시 20분


미국의 세계적 지휘자 제임스 러바인(James Levine)이 파킨슨병과 척추 수술 후유증으로 지난주 사망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77세.

제임스 러바인은 지난 40년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메트)를 이끌며 클래식계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추앙받았으나 다수 남성들을 성추행했다는 ‘미투’ 폭로로 불명예스러운 말년을 보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바인은 지난 9일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에서 사망했다. 그의 주치의는 이날 아침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 사인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으나 파킨슨병 투병과 척추 수술 후유증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러바인은 1943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났으며 29세의 나이로 1972년 세계 최고의 오페라단 중 하나로 손꼽히는 메트의 수석지휘자가 됐다. 이후 1976년부터 음악감독을 맡아 약 2500회가 넘는 공연을 지휘했다.

제임스 레바인의 메트 데뷔 25주년을 축하하는 갈라 콘서트는 그의 인기를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 공연이다. 1996년 4월27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공연에는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로베르토 알라냐, 소프라노 제시 노먼 등 세계 정상급 성악가 58명이 모여 미국 전역으로 8시간 동안 생중계됐다. 이 공연은 미국 생방송 역사상 최장시간 공연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미국 클래식계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높은 인기를 누렸으나 미투 폭로가 터지면서 굴곡을 겪었다. 러바인이 1968년부터 10대 남성 3명을 성추행했다 의혹도 제기됐다. 메트는 자체 조사 결과 폭로가 사실로 일부 확인됐다며 러바인을 2018년 해고했다.

스캔들 말고 건강 문제도 그의 말년을 괴롭혔다. 그는 신장암으로 고통받았고 2006년 보스턴의 심포니 홀에서 무대에서 발을 헛디딘 후 회전근개 수술을 받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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