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만원에 낙찰된 솔비 작품…뭐길래?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3월 18일 14시 04분


본명 ‘권지안’으로 미술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솔비의 작품이 경매에서 1010만 원에 낙찰됐다. 음악과 미술을 결합한 실험적 작품이다.

18일 소속사 엠에이피크루에 따르면 솔비의 작품 ‘저스트 어 케이크-앤젤’(Just a Cake-Angel)은 전날 마감된 서울옥션 스페셜 경매에서 49회 경합 끝에 1010만 원에 낙찰됐다.

이 작품의 추정가는 400~550만 원, 시작가는 100만원이었다.

소속사는 “이는 ‘가나 아틀리에’ 입주 작가들이 스피커 오브제로 작업한 평면 작품 중 최고가로, 동시대에 주목받는 작가들보다 높은 낙찰가다”고 밝혔다.

이번 경매 출품작은 가로 50cm·세로 70cm 사이즈의 블루투스 스피커에 작업했다. 스피커 기능이 있는 캔버스에 하얀 케이크가 엉클어진 것 같은 부조 작품을 얹고, 그 안에 자신의 신곡 ‘엔젤(Angel)’을 삽입했다. 미술작가 권지안과 가수 솔비의 자아를 동시에 넣은 작품이다.

음원을 대중에게 공개할지는 낙찰자가 결정권을 갖는다. 만약 낙찰자가 유통을 원치 않는다면 ‘엔젤’은 미술 작품처럼 단 한 사람의 소장 음악이 된다.

‘저스트 어 케이크’ 시리즈는 지난해 12월 케이크 표절 논란에서 시작됐다. 당시 솔비는 SNS에 케이크를 만드는 사진을 올렸가 현대 미술가 제프쿤스의 ‘Play-Doh’를 따라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솔비는 “이 케이크는 아이들 클레이 놀이하는 걸 보다가 제프쿤스 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아 좀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나만의 케이크를 만들어봤다”고 설명했다.

이후 MBC ‘라디오스타’에서 오마주를 밝히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면서 “앞으로 무엇을 하더라도 무게감과 책임감을 갖고 해야갰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일을 계기로 솔비는 연예인이 아닌 작가 권지안으로 작품 작업에 매진한 뒤 ‘저스트 어 케이크’ 시리즈를 발표했다.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열린 개인전을 열어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고, 서울옥션 스페셜 경매까지 이르게 됐다.

솔비는 오는 12월 바르셀로나 국제 아트페어에 메인 아티스트로 초대 받았다. 바르셀 아트페어 측은 케이크 논란 자체가 현대미술의 성립 조건을 갖춘 재미있는 해프닝으로 평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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