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41은 2수 늘어진 패를 해소하려는 의미보다 중앙에서 백이 자충을 이용한 삭감을 방비한 수다. 하지만 그 전에 54의 곳을 선수해 백으로 하여금 55로 받게 한 다음 패를 따내야 했다. 이를 간과한 탓에 실전에선 백 42로 붙이는 승부수를 허용했다. 흑이 많이 유리하다면 참고도처럼 흑 1로 물러서면 되지만 좌변에서 추격을 허용한 터라 그럴 여유가 없다.
신진서 9단은 고심 끝에 흑 43으로 젖혀 버텼지만 백 44로 끊겨 중앙에서 분란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흑 49의 보강은 끊기는 약점 때문에 어쩔 수 없고 백 50, 52의 젖힘으로 기어이 흑 53까지 백이 패를 만들었다. 백의 승부수가 통한 셈이다.
백 54의 단수 때 흑 55로 즉각 패를 따내지 않고 밀고나와 자체 팻감 하나를 손해 본 것은 흑 59로 패를 해소하기로 이미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좌하귀 쪽에 백의 팻감이 수두룩해 흑은 계속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패는 요술쟁이라는 말처럼 백 60까지 대형 바꿔치기가 벌어졌다.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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