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꽃이 피기 시작할 즈음이면 누구나 화사하게 옷을 입고 싶어집니다. 안 입어본 컬러에도 눈이 갑니다. 하지만 막상 선택을 망설이는 분이 많습니다. 나한테 어울리는 컬러도 찾기 어려운데, 컬러 조합까지 자유자재로 하는 사람들. 우리는 흔히 멋쟁이라고 하죠.
컬러만 잘 맞추어 입어도 스타일링이 완성되며 한 번 더 눈길이 갑니다. 여러분도 자신감을 갖고 다양한 색에 도전해보세요. 주변에서 “옷 잘 입는다. 컬러 멋지다” 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컬러 조합에 관한 가이드를 제안합니다.
#유사 색 조합
패션 전문 매거진이나 글에서 ‘톤온톤(tone on tone)’ 배색이라는 단어를 많이 보셨을 거예요. 일단 톤(tone)은 색의 명암, 색의 강약을 말합니다. 톤온톤 코디는 컬러의 밝기와 어둠의 정도가 다를 뿐이지 모두 한 가지 계열 색으로 통일감을 준다는 뜻입니다. 똑같은 색만 맞추는 게 아니라 같은 계열 컬러이지만, 그러데이션 효과처럼 밝기가 다르게 코디할 수도 있고 문양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코디할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컬러를 선택할 때는 지루하지 않게 다양한 소재를 믹스해서 코디하는 것도 좋습니다.
색상을 한 가지 계열로 통일하기 때문에 색 조합 초보자도 쉽게 시도할 수 있으며 날씬하고 키가 커 보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블랙 계열 코디에서 벗어나 비비드한 컬러나 파스텔톤 컬러의 톤온톤 코디에 도전해 보시기를 제안합니다.
#부드러운 색 조합
톤온톤이 한 가지 색상을 활용하는 배색이면 ‘톤인톤(tone in tone)’은 색은 다르지만 밝음과 어둠을 통일한 배색 법을 말합니다. 즉, 다양한 컬러를 사용하지만 오히려 멋스러워 보이는 방법으로 고도의 센스가 필요한 룩이기도 합니다. 톤인톤을 크게 부드러운 색 조합과 반대색 조합 등 두 가지로 나누어 쉽게 설명 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블랙을 우아하고 부드럽게 연출하려면 누디한 핑크 계열이나 바이올렛 계열과 코디하면 좋습니다. 핑크 계열의 사랑스러움과 블랙의 시크함이 조화되면서 어떤 얼굴혈색에도 잘 어울립니다. 핑크 계열과 그린 계열의 조합, 옐로와 베이지의 조합, 베이지와 바이올렛의 조합, 핑크와 레드, 오렌지와 그레이, 브라운과 하늘색 조합도 시도해 보세요. 어디 가서도 감각 있다는 말을 들으실 거예요. 부드러운 색 조합은 프랑스, 벨기에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빈티지한 로맨틱 감성을 표현하기에 좋고 우아하고 세련돼 보여서 필자도 가장 많이 활용하는 컬러 스타일링입니다. 봄이나 가을에 더 잘 맞는 컬러 코디로 너무 많은 컬러를 욕심내기보다는 2, 3가지 컬러 안에서 도전해 보세요.
#과감한 반대색 조합
두 색상의 대비가 강하게 느껴지는 반대색의 조화는 컬러 스타일링에서는 가장 난도가 높은 만큼 스타일리시합니다. 이탈리아 남자들의 과감한 스타일링이 연상되기도 하고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에스닉(ethnic)한 컬러도 연상됩니다.
민트와 레드, 청록과 퍼플, 옐로와 블루, 퍼플과 머스터드컬러 등의 조합을 추천합니다. 자칫 컬러 톤을 잘못 맞추면 촌스러울 수 있으니, 옷으로 반대색 조합이 자신 없을 땐 슈즈나 가방 또는 스카프 등 소품으로 과감하게 컬러 코디를 시도해보세요. 특히 스타킹이나 양말 컬러도 반대색을 활용하면 센스 있어 보입니다.
이번 칼럼은 어떤 주제로 독자분들을 만나야 되나 가장 고민이 많았습니다. 4년째 연재한 ‘카티아조의 패션 키워드’를 이번 달로 중단합니다. 더 좋은 글로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 디자이너 카티아조로서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인 컬러 스타일링에 관한 주제로 정했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글이지만 패션에 관해서 쉽고 재밌게 쓰려고 노력한 필자의 마음을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카티아조(조성경) 패션디자이너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음 달 Q부터 임승희 인덕대 스타일리스트전공 교수가 새 칼럼 연재를 시작합니다. 계속해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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