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너지 충전소’ 예울마루 자연-예술-관객 하나로 잇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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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천국' 여수]
15년전 사회공헌 약속 지킨 GS칼텍스

예술의 섬 장도 끝자락 전망대에 설치된 조형미술품에 걸쳐진 가막만은 따뜻한 봄기운이 느껴진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예술의 섬 장도 끝자락 전망대에 설치된 조형미술품에 걸쳐진 가막만은 따뜻한 봄기운이 느껴진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17일 전남 여수시 시전동 망마산(142m)에서 바라 본 가막만은 봄 햇살을 맞은 물결로 넘실댔다. 가막만 바다는 망마산 중턱에서 해안도로까지 물결치듯 내려가며 빛나는 예울마루의 투명한 대형 유리(글래스리버)와 조화를 이뤘다. 예쁜 진섬다리 너머로 예술의 섬 장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예울마루는 GS칼텍스가 1100억 원을 투입해 만든 70만 m² 넓이의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문화예술의 너울이 가득 넘치고 전통가옥의 마루처럼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GS칼텍스는 2006년 재단을 설립해 지역사회 공헌사업을 모색했다. 2012년 예울마루 망마산 시설(2만5145m²)이 선을 보였고 2019년 장도 시설(2073m²)이 개관했다.

GS칼텍스 예울마루는 기업이 약속을 지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회공헌 활동 모범사례로 평가받는다. 예울마루는 천혜의 자연환경, 예술가, 관객들을 하나로 잇는 공간이다. 여수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남해안의 문화예술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적 명품 전시·공연장


진섬다리를 건너야 만날 수 있는 예술의 섬 장도에 있는 전시관이 저녁 불빛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진섬다리를 건너야 만날 수 있는 예술의 섬 장도에 있는 전시관이 저녁 불빛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예울마루 외부는 글래스리버로 꾸며졌다. 내부는 망마산 속으로 각종 전시실과 공연장이 들어가 있다. 이처럼 예울마루는 최대한 자연과 조화를 이룬 시설이다.

예울마루 7층 전시실에서는 4월 4일까지 김희근 컬렉션 전이 열린다. 작품전은 김희근 한국메세나협회 부회장(벽산엔지니어링 회장)이 소장한 작품 가운데 68점으로 구성됐다.

1전시실은 1차 세계대전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해온 유럽미술의 흐름을 게오르그 바셀리츠, 살바도르 달리 등 대표작가 작품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들 작품은 1920년대 1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전주의, 프로이드 정신분석과 인간 무의식을 담은 초현실주의가 주류를 이룬다.

살바도르 달리 등의 영향을 받아 성장한 미국의 팝아트 작가인 로이 리히텐슈타인, 짐 다인 작품도 접할 수 있다. 팝아트 작가들은 매스미디어와 광고 등 대중 문화적 시각 이미지를 미술의 영역에 활용한다. 관람객 김자정 씨(67)는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감성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전시실은 박서보 화가의 그림, 이수경 작가의 도자기 작품 등 한국 현대미술을 주름잡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3전시실은 18세기 러시아 성상화(聖像畵) 작품 9점을 볼 수 있다. 김해진 GS칼텍스 예울마루 전시교육팀 대리(38)는 “김희근 컬렉선 전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릴 정도로 수준이 높다”며 “여수에서 수준 높은 작품전을 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예울마루 6층은 세미나실과 사무실이다. 예울마루 4∼5층은 흥행 불패를 자랑하는 꿈의 공연장인 대극장이다. 1021석 규모의 예울마루 대극장은 최첨단 조명과 음향시설을 자랑한다. 특히 무대와 1층 객석 맨 뒷좌석까지 거리가 21m에 불과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무대 뒤 준비공간은 무대보다 서너 배 정도 넓다. 대극장에서는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뮤지컬 ‘캣츠’가 공연된다.

예울마루 3층 소극장은 302석 규모로 출연자와 관객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무대다. 소극장은 생동감이 넘치는 연극, 합창, 독주회 등 다양한 소공연이 가능했다.

예술가 공연 필수 코스


예울마루는 2012년 5월 개관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여수시민을 비롯해 전국에서 93만 명이 찾았다. 조만간 100만 명을 넘어설 예정이어서 예술가들에게 예울마루는 전국 투어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대형 뮤지컬 맘마미아, 노트르담파리, 지킬앤하이드 등이 예울마루에서 공연됐다. 정명훈, 정경화, 백건우, 양성원, 조수미 등 한국 클래식을 이끄는 거장들은 물론 조성진, 김선욱, 임동혁 등 젊은 거장 연주자들의 공연도 잇따랐다.

또 조던 매터 사진전, 만화가 허영만 전, 라이프 사진전 등을 비롯해 대형 브랜드 기획전시가 정기적으로 열렸다. 여수 출신 작가 및 지역작가 기획전을 개최해 지역 예술의 열기를 높였다. 예울마루는 지난해까지 각종 공연 1217회, 전시 106건에 달할 정도로 문화예술 활동이 왕성했다.

예울마루가 세계적 예술가들의 공연 필수코스가 된 비결은 세심한 배려다. 예울마루에 있는 리허설룸 2개는 공연이 이뤄지는 대극장, 소극장을 그대로 담아냈다. 지휘자 정명훈 씨는 “예울마루는 리허설룸까지 완벽한 공연을 지원하는 최대의 무대”라고 극찬했다.

분장실 13개는 예술가들이 휴식하며 공연을 준비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다. 일부 분장실에는 음악가들이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피아노가 설치돼 있다. 신병은 한국예총 여수지회 고문(66)은 “예울마루는 문화예술 외에 여수 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인근 순천, 광양시민들에게도 문화적 혜택을 안겨주는 문화에너지 충전소”라고 말했다.

자연과 예술, 사람을 잇는 장도


GS칼텍스 예울마루는 대극장과 소극장, 전시실이 있는 망마산 지역과 창작 스튜디오, 전시관 등이 있는 예술의 섬 장도 지역으로 나뉜다. 예울마루는 천혜의 자연 속에서 예술과 사람을 잇는 남해안 대표적 문화예술 공간으로 도약했다. GS칼텍스 제공
GS칼텍스 예울마루는 대극장과 소극장, 전시실이 있는 망마산 지역과 창작 스튜디오, 전시관 등이 있는 예술의 섬 장도 지역으로 나뉜다. 예울마루는 천혜의 자연 속에서 예술과 사람을 잇는 남해안 대표적 문화예술 공간으로 도약했다. GS칼텍스 제공
9만 m² 넓이의 섬 장도는 350m 길이의 진섬다리를 건너면 다다를 수 있다. 옛날 장도에 살던 주민들은 샘물이 가뭄에도 마르지 않아 섬 이름을 진섬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진섬다리는 옛 섬 지명에서 따온 것이다. 조수간만의 차이로 물에 잠기는 진섬다리는 하루 두 차례 만조 때 바위를 걷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장도에 도착하면 처음으로 만나는 곳이 예술가를 위한 공간이다. 이곳에는 예술가들이 작업할 수 있는 창작 스튜디오 4개동, 안내센터 1개동이 있다. 장도 언덕을 10분 정도 오르다 보면 전망대에 다다른다. 전망대에서는 청정 가막만의 경치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 뒤편에는 장도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전시관은 장도 창작 스튜디오 1기 작가들의 각종 작품들로 꾸며져 있었다. 장도전시관을 찾은 김인경 씨(40·여수시)는 “섬에서 각종 작품과 공연을 볼 수 있어 문화적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장도전시관 옆에는 동백나무가 1km 정도 터널을 이룬 둘레길이 있다. 도심 가까운 곳에 붉은 동백꽃이 뚝뚝 떨어지는 터널이 있다는 게 이채롭다. 둘레길 뒤 허브정원과 다도해 정원에서 힐링의 시간을 가져도 좋다.

장도는 자연에서 힐링을 하고 전시실에서 예술을 느끼는 여수 시민들의 문화예술공간이다. 허기선 씨(73·여수시)는 “장도를 매일 찾는데 사회공헌사업의 약속을 지킨 GS칼텍스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섬의 천국#여수#여행#gs칼텍스#예울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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