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아트센터 ‘시나위 일렉트로니카’
“동서양 전통과 현대의 협연… 충돌 넘어 독특한 시너지 기대”
국악의 갈래인 ‘시나위’ 그리고 전자음악을 지칭하는 ‘일렉트로니카’. 이질적인 두 개의 개념이 충돌하는 장이 열린다.
4월 9, 10일 경기 수원시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리는 ‘시나위 일렉트로니카’ 공연이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전자음악가 하임, 아킴보, 여노, 전자음악 그룹 코리아(COR3A), 무토(MUTO)와 협연하며 국악을 넘어 동서양 음악의 미답지를 탐험한다. 오케스트라는 곡마다 다른 다양한 편성으로 앙상블을 이뤄 전자음악과 독특한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은 “현대음악에서 전자음악의 비중은 절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시나위를 단순한 장르가 아니라 한국적 음악 정신이라고 본다면 국악과 전자음악을 본격적으로 충돌시키는 이번 무대는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밴드 씽씽, 이날치가 보여준 직관적 리듬과 흥은 적을 것 같다. 그 대신 새로운 형식과 음향이 감각을 자극하는 지적 쾌감을 기대하는 게 좋겠다. 이번에 협업하는 전자음악가들 가운데는 앰비언트 뮤직이나 IDM(인텔리전트 댄스 뮤직)에 기반한 이들이 많다. 다만 이들이 음악 속에서 음향과 시간을 선(仙)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국악과 어떤 충돌 반응을 일으킬지가 관전 포인트다.
전자음악가들은 다양한 창작곡을 국악 앙상블과 협연한다. 정가부터 강원도아리랑까지 다양한 국악 장르가 화학적 변이를 기다린다. 기존 국악 레퍼토리에 친숙한 관객이라면 제주 민요 ‘오돌또기’, 궁중음악 ‘수연장지곡’이 무토와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거듭나는 장면을 기대할 만하다. 음악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비주얼 아트도 함께 무대 위에 펼쳐진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경기도립국악단(1996년 창단)의 야심 찬 후신이다. 지난해 원일 감독이 부임하면서 개명했다. 원 감독은 “시나위를 열린 형식과 즉흥성을 가진 모든 창작음악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감히 재정의한다. 시나위는 산조처럼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한국적 음악 행위이자 정신”이라고 말했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에는 최근 이일우 씨(사진)가 수석악장으로 부임했다. 이 씨는 해금과 거문고를 강력한 록·메탈 사운드와 결합해 국내외에 신드롬을 일으킨 밴드 ‘잠비나이’의 리더이기도 하다. 이 수석악장은 ‘시나위 일렉트로니카’ 공연에 대해 “국악적 호흡이나 국악기가 낼 수 있는 노이즈를 전자음악과 접목하거나, 전자음악의 전형적 4박을 탈피해 국악의 5박을 뼈대로 삼는 등 파격적인 시도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악장도 직접 연주자로 찬조 출연한다. 잠비나이에서 주로 연주하던 전기기타를 내려놓고 이번엔 피리 독주와 직접 만든 전자음향을 결합한 솔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총 2회(4월 9일 오후 8시, 10일 오후 4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경기아트센터 홈페이지나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1만∼5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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