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조급증을 드러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9일 03시 00분


○ 신진서 9단 ● 구쯔하오 9단
본선 8강 1국 6보(76∼88)




백 76은 반상 최대의 곳이다. 이렇게 서로 경계를 맞대고 있는 곳은 크다. 흑 77, 79가 아쉽다. 물론 이곳을 역으로 당한 것과 비교하면 수월찮이 큰 자리지만 지금은 참고도처럼 흑 1, 3으로 중앙을 두텁게 만들어 놓고 5, 7로 우변을 압박하는 게 좋았다. 흑이 이 수순을 밟았더라면 여전히 주도권을 쥐며 국면을 리드해 갈 수 있었다.

백 80으로 붙여선 백이 한숨 돌렸다. 구쯔하오 9단이 흑 81, 83으로 잽을 날려 하변을 삭감한 뒤 85로 젖혀갔지만 백 86의 이단젖힘에 더는 우변 백을 공격하는 수단이 보이지 않는다. 흑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도 억울할 판인데 우변의 모양마저 사나워졌다.




흑 87의 침입이 조급증을 드러낸 수였다. 흑 A로 두어 백 B로 받게 한 다음 흑 C로 두는 게 정수였다. 실전은 백 88로 가두자 뭔가 수를 내지 않으면 흑이 잔뜩 보태준 꼴이다. 어떤 비책이 있다는 것인지….

해설=김승준 9단·글=구기호
#바둑#제9회#응씨배#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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