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고종석(62)이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1900∼1944)의 소설 ‘어린 왕자’(삼인·사진)를 새로 번역해 30일 출간한다. 국내에는 이미 100편 이상의 어린 왕자 번역본이 나와 있다. 고종석은 기존 번역본을 보완하려는 취지로, 1945년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출간된 원서를 번역했다.
고종석은 2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프랑스어만의 고유한 특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특히 프랑스어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명사의 복수 표현을 그대로 담았다”고 말했다. 예컨대 기존 번역서들이 ‘식당이 많다’고 번역한다면 이번 신간은 ‘식당들이 많다’고 썼다. 이에 대해 고종석은 “독자들이 프랑스어 표현을 느끼며 책을 읽었으면 한다”고 했다.
존댓말과 반말은 명확히 구분했다. 소설에서 어린 왕자는 허영심이 많은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는 존중의 의미로 존댓말을 한다. 하지만 그와 대화하며 깔보는 마음이 생기자 반말을 쓰기 시작한다. 고종석은 “기존 번역서는 처음에 존댓말이나 반말을 쓰면 끝까지 같은 말투를 고집했다”며 “이번에는 어린 왕자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 어투가 바뀌는 원문의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고 설명했다.
이 책에서 주인공은 어린 왕자를 ‘그 아이’라고 칭한다. 어린 왕자를 ‘그’라고 부르는 기존 번역서와 다르게 쓴 건 어린 왕자를 어린이의 대변자로 봤기 때문이다. “누가 어린아이를 부를 때 ‘그’라고 부르나요. 어린 왕자는 세상의 모든 어린이를 대표하니까 ‘그 아이’라고 불러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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