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구 등서 다섯 차례 독주회
하이든-베토벤-브람스 작품 연주
“사랑하는 악기로 소리 표현 원해”
같은 곡목 담은 음반-음원 내
“어렸을 때의 첫사랑이 피아노와 초콜릿이었죠. 지금도 가족 다음으로 피아노를 사랑합니다.”
‘피아니스트 정명훈’이 돌아온다. 지휘자로서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음악감독을 지냈고 독일 명문 악단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의 종신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해 온 정명훈(68)은 2014년 12월 이후 6년 4개월 만에 독주자로 피아노 앞에 앉는다. 23일 대구콘서트하우스, 24일 경기 군포문화예술회관, 27일 경기 수원시 경기아트센터, 28,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다섯 차례의 무대를 연다.
정명훈은 1974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차이콥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문 2위에 오르면서 처음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렸다.
22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음악가란 마음에 있는 것을 직접 소리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내가 사랑하는 악기로 소리를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연주할 곡들은 하이든 소나타 60번, 베토벤 소나타 30번, 브람스 ‘세 개의 간주곡’ 작품 117과 ‘세 개의 소품’ 작품 119. 모두 작곡가들이 50대 이후에 발표한 만년의 작품들이다.
“예전 브람스 교향곡 전곡을 지휘할 때, 마지막 4번 교향곡은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느낌이었죠. 브람스가 그 곡을 쓴 나이를 지나면서 비로소 이해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피아노 연주도 같다고 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손가락 테크닉은 젊을 때만큼은 못하지만, 예전에 이해할 수 없었던 것도 이해하게 된다”고 이번 선곡의 의미를 설명했다.
디지털 앨범도 CD에 앞서 22일 발매됐다. 이번 연주곡 중 브람스 작품 117을 제외한 세 곡을 실었다. 녹음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오페라극장 라 페니체에서 이뤄졌다.
정명훈은 “베네치아에 갈 때마다 꿈나라에 가는 느낌이다. 라 페니체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극장이고, 예전 예술감독이 나처럼 베르디 오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3년 ECM 레이블로 드뷔시, 쇼팽, 베토벤 등의 소품을 담은 첫 피아노 솔로 음반을 발매한 바 있다. 다음 번 피아노 음반 계획에 대해 그는 “과연 실현될지 모르겠지만…”이라며 “아내가 슈만 환상곡 C장조를 매우 사랑한다. 그 곡을 담은 앨범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휘자로서의 계획을 묻자 그는 “음악감독 같은 자리를 맡으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오케스트라를 발전시켜야 한다. 요즘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니를 객원지휘할 때 느끼는 마음 편함이 좋다”며 악단을 책임지는 직책을 다시 맡을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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