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은 시원시원하다. 그의 어법은 직설적인 듯 친근하다. 그가 가진 특유의 어투는 ‘휴먼여정체’(한글 프로그램에 쓰이는 휴먼명조체를 패러디한 말)라고 불리며 온라인에서 유쾌하게 소비되고 있다. 예컨대 최근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자 인스타그램에 ‘어우 나 증말, 미쳐. 얘, 너무 더운 거 아니니?’라는 휴먼여정체가 태그로 달리는 식이다.
그는 일찍이 TV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 ‘윤스테이’ 등에 출연해 마흔 살 이상 차이 나는 젊은 배우들과 소통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윤스테이에서 외국인 손님에게 영어로 메뉴를 소개할 때는 인터넷 어학사전을 검색하거나 주변에 물어보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른바 ‘꼰대’들에 지친 젊은층은 당당하지만 자기주장을 강요하지 않는 윤여정의 태도를 높게 평가한다. 2017년 윤식당 시즌1 촬영 후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서진이가 메뉴를 추가하자고 했어요. 젊은 사람들이 센스가 있으니 들어야죠. 우리는 낡았고 매너리즘에 빠졌고 편견을 가지고 있어요. 난 남북통일도 중요하지만 세대 간 소통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런 열린 가치관에 후배 배우들은 자연스레 존경심을 표한다. 24일 OCN에서 방영된 ‘윤스토리’에서 배우 봉태규는 “윤여정은 개성이 뚜렷하지만 다른 배우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며 “현장에서 엄청 성실하다. 그 성실함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힘은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위트 있는 입담은 덤이다. 2012년 KBS 연기대상에서 MC를 맡은 윤여정은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희극 여배우들’을 패러디하며 “난 못생기지 않았다. 난 시크하다. 그런데도 못생겼다는 이유로 KBS에서 수십 년 드라마를 했으나 상 한 번 못 탔다. KBS는 각성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의 트렌디한 개성은 패션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윤여정은 최근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에 나와 “그냥 입고 우기면 된다. 뭘 소화를 하냐. 내가 내 돈 내고 사 입는 건데”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2013년 TV 예능 프로그램에선 “김민희가 패셔니스타라 옷을 잘 입는다. 김민희에게 쇼핑을 한 뒤 연락하라고 하고 이후 내가 그대로 구입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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