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커 8단은 흑 63 쪽을 끊어 갔다. 기자절야(棋者切也)의 바둑 격언에 부합하는 수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끊는 방향을 지적했다. 참고 1도 흑 1로 반대쪽을 끊어야 한다는 게 인공지능의 주장이다. 백 2를 당해 10까지 귀가 잡혀 곤란해 보이지만 흑 11, 13으로 사석작전을 펼쳐 보상받으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백 64로 이으면 68까지는 필연이다. 흑이 끊는 수를 활용해 활로를 열었지만 백의 빵따냄이 두터워 형세가 백 쪽으로 기울었다. 이제 흑 69는 절대인데, 커제 9단이 백 70∼74로 우변 안정을 서두른 게 치밀하지 못했다. 참고 2도 백 1을 선수하고 이 수순을 밟아야 했다. 흑은 중앙으로 나가는 것이 내키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2로 받았을 것이다. 그럼 차후 ‘가’나 ‘나’로 추궁하는 수가 백의 선수였다. 실전은 흑 75로 젖힘을 당해 집으로 손해를 봤을 뿐 아니라 추궁할 수 있는 즐거움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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