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들이 기지개를 켜는 봄, 짝짓기에 나선 새들의 노랫소리와 바빠진 날갯짓으로 산과 들은 들썩입니다.
경기 남양주시 왕숙천에도 수컷 쇠제비갈매기의 구애가 한창입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알에서 깬 작은 물고기가 얕은 물속에 바글바글합니다. 때맞춰 쇠제비갈매기는 번식에 들어갑니다.
작은 물고기는 이들의 주식이지만 사랑을 얻는 데도 필요합니다. 암컷의 환심을 사려면 수컷은 열심히 사냥을 해 물고기를 바쳐야 합니다. 암컷은 수컷을 고를 때 사냥 능력을 봅니다. 인간처럼 음식을 쌓아놓고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그때그때 먹여 살릴 능력이 되는지를 보는 셈입니다.
물가에 솟아오른 얕은 바윗돌에 자리를 잡은 암컷은 부리로 깃털을 다듬으며 몸단장을 합니다. 암컷은 몸단장만 할 뿐 사냥을 하지 않습니다.
수컷은 수면 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먹잇감을 찾습니다. 사냥에 성공하면 쏜살같이 암컷에게 날아가 물고기를 건네며 구애를 합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 온종일 계속 먹이를 잡아 바칩니다. 능력이 없거나 재수가 없는 수컷은 하루 만에 끝나지 않을 수도 있고 물고기만 선물하고 버림을 받기도 합니다. 수컷이 마음에 들면 암컷은 옆걸음으로 수컷에 다가가 몸을 낮추어 수컷과 짝짓기를 합니다.
쇠제비갈매기는 도요목 갈매기과에 속하는 제비를 닮은 갈매기로 갈매기 종류 중 가장 크기가 작다는 의미의 쇠(衰)자를 붙여 쇠제비갈매기(little tern)로 불립니다. 이 새는 바닷가 자갈밭이나 강가 모래밭에서 둥지를 틀어 4월 하순에서 7월까지 2~3개의 알을 낳습니다. 8월에서 9월 사이 호주와 필리핀 등으로 이동해 겨울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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