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국 참여한 제17회 비엔날레
올해 한국관 주제는 ‘미래학교’
신혜원 감독 “기후-난민-혁신 등 함께 모여 미래 구상하는 공간”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 제17회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의 주제다. 전 세계 46개국이 참여한 이번 건축전에 한국관은 ‘미래학교’로 답했다.
22일 오전 11시(현지 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 안, ‘미래학교’가 문을 열었다. 교실 중앙에는 충남 서천군의 갈대로 엮어 만든 원형 카펫이 자리해 있다. 관람객은 누워 쉬거나 명상해도 된다. 부엌에는 제주 옹기에 담은 차와 음료가 있으며, 전남 완도군에서 채취한 미역으로 끓인 미역국도 소개됐다.
언뜻 보면 ‘건축전이 맞나?’ 의아하다. 한국관 전시 총괄을 맡은 신혜원 예술감독은 21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 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가 공통적으로 직면해 있는 기후위기, 디아스포라(난민 문제), 혁신 등을 다루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폭넓게 대화하면서 더 좋은 미래를 구상해 보자는 취지에서 ‘미래학교’를 열게 됐다”며 “전시는 문제에 대한 정답을 보여주기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들어주자는 취지”라고 소개했다.
안락한 공간인 카펫은 자연을 되짚어보게 한다. 갈대 카펫을 만든 김아연 작가는 로봇 청소기 등이 늘면서 갈대 빗자루 제작이 줄고 있다는 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의 작품은 생명이 사라진 상태의 자연(블랙메도우)을 고찰하는 공간인 것이다. 미역국은 송호준, 리오 제임스 스미스 작가가 준비한 ‘미래학교 식량 채집’ 전시다. 송 작가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돌아다니는 미역의 이동에서 난민의 모습을 포착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대비해 온라인 가상 캠퍼스 ‘미래학교 온라인’도 만들어졌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워크숍, 토론 등 2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한 50여 개의 프로그램은 미래학교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기록하고 송출될 계획이다. 신 감독은 “작가들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권위적인 면을 벗어나 많은 이가 함께 연대하는 과정으로서의 전시가 코로나19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한 해 연기된 이번 건축전은 11월 21일까지 진행된다. 가장 우수한 건축을 선보인 국가관을 뽑는 ‘황금사자상 국가관’은 8월 발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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