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80은 전보에서 백○로 젖혀 이었을 때부터 노리던 붙임이다. 흑 81의 차단은 당연한데, 이때 등장한 백 82로 밭전 자를 째는 수가 날카롭다. A의 곳 끊는 약점을 보고 있다. 그렇더라도 흑 83의 호구로 지킨 수는 너무 소극적인 응수로 찬성할 수 없다. 참고 1도처럼 흑 1로 뚫을 자리였다. 물론 백 2로 끊는 수가 선수여서 4까지 회돌이를 당하는 것이 아프지만 흑이 선수를 뽑아 86의 곳을 두었으면 우세를 잡을 수 있었다.
흑 85로 지킨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수다. 참고 2도처럼 흑 1, 3으로 응수할 곳이었다. 백 4부터 10까지 노림수가 있지만 당장은 흑도 방어할 수 있었다. 차후 ‘가’로 끊는 노림도 있어 실전과는 비교가 안 된다.
백 86의 씌움이 아프다. 중앙을 막혀선 순식간에 흐름이 백의 우세로 바뀌었다. ‘돌을 버리더라도 선수를 뽑아야 한다’는 기자쟁선(棄子爭先)의 기리(棋理)를 저버린 게 흑으로서는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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