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환경 제품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식품업계에서도 불필요한 요소를 없애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른바 ‘빼기(-)’ 트렌드다.
생수 시장에서 시작한 ‘라벨 제거’ 바람은 음료 시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 활동량이 감소하면서 저칼로리 식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는 추세다.
식품 안전 이슈가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의 우려도 크다.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우려를 제거하고자 나서는 브랜드에도 관심이 쏠린다.
라벨 벗어 던지는 생수·음료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제도가 의무화되면서 생수 업체들은 아예 라벨을 뺀 채로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소비자가 직접 라벨을 제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함이다. 또 분리배출을 유도해 투명페트병의 재활용 효율성을 높이고, 라벨용 플라스틱 필름 사용량도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는 지난해 1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ECO’를 선보였다. 올해 2월에는 묶음용 아이시스 제품의 페트병 마개에 부착된 라벨까지 없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아이시스 에코 3종(500㎖, 1.5ℓ, 2ℓ)을 1010만개 판매해 6.8t의 포장재 폐기물(라벨용 필름)을 줄였다.
올해 5월엔 농심의 백산수가 뒤이어 ‘무라벨 백산수’를 선보이며 연간 60t 이상의 라벨용 필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에는 업계 1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까지 라벨을 벗은 제품을 출시했다.
탄산음료 시장에서는 올해 1월 코카콜라사의 탄산수 씨그램이 가장 먼저 라벨을 벗었다. 씨그램은 라벨 대신 제품명과 로고를 양각으로 페트병에 새겼다. 라벨을 없애고 페트병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경량화를 통해 연간 445t의 플라스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 중이다. 롯데칠성음료의 트레비 역시 지난 5월 라벨을 없앤 ‘트레비 ECO’를 출시했다.
칼로리도 ‘빼고’…가벼운 음료·주류가 대세
탄산음료 업계는 열량 부담이 적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제로 칼로리를 선보이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이다 시장에선 2011년 일찌감치 출시한 동아오츠카의 ‘나랑드사이드’부터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제로’(1월 출시)와 일화의 ‘부르르 제로 사이다’, ‘부르르 제로 콜라’ 250㎖ 캔 제품(3월 출시) 등이 있다. 코카콜라사는 3월 말 당초 해외에서만 유통하던 ‘스프라이트 제로’ 355㎖ 캔을 국내에서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소비자 반응 역시 뜨겁다. 나랑드사이다는 지난해 매출이 2019년 대비 110% 성장했으며, 칠성사이다 제로는 출시 이후 지난달 말까지 누적 판매량 4300만 캔을 돌파했다.
포장 용기에 대한 안전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의 포장밥 브랜드 ‘햇반’이 있다.
햇반의 용기와 리드필름(내·외면)은 폴리프로필렌(PP)으로 이루어져 있다. 폴리프로필렌은 아기 젖병에도 사용되는 소재로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끓는 물로 조리해도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아 안전하다.
특히 CJ제일제당 측은 독자적인 제조기술과 품질 관리 시스템으로 햇반을 더욱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무균 클린룸을 통해 미생물 제거와 살균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보존료 없이 9개월 동안 실온 보관도 가능하다는 것. CJ제일제당은 오는 15일 ‘알면 알수록 마음이 놓이는 햇반 이야기’라는 캠페인을 통해 햇반의 안심 요소를 적극적으로 알려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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