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 우세한 가운데 끝내기로 접어들었지만 큰 곳이 너무 많아 아직 갈 길이 멀다. 백에게서 실수가 나온다면 얼마든지 승부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흑 81, 83으로 백 한 점을 끊어 잡은 수가 일단 큰 끝내기다. 당장 상변을 지켜두지 않으면 86의 곳을 끊겨 추가 피해가 발생한다.
백 86으로 지켜두기에 앞서 84로 들여다본 수는 절대선수라고 본 듯한데 실은 실수다. 흑 85로 불청하고 86의 곳을 끊는 게 더 컸다. 실전은 셰커 8단이 흑 85로 받아주면서 백의 무리수가 호수(好手)로 둔갑해 오히려 득을 봤다. 백의 승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흑 93은 과욕이다. 참고도처럼 백 1로 끊으면 흑 2로 두겠다는 뜻인데, 백 3으로 응수해 상변 백 한 점을 버리면 승리까지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이치리키 료 9단이 백 94로 상변 사활을 먼저 추궁한 것. 중앙을 확실하게 단속하기 위한 사전 공작이었지만 착각이었다. 셰 8단이 상변을 받지 않고 흑 95로 중앙을 두들기자 문제가 심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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