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각하고 싶다. 1교시 전에 내야 하는 숙제를 안 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게임을 많이 한다고 어젯밤 엄마에게 휴대전화를 뺏겼기 때문이다. 지각하면 담임 선생님이 엄마에게 전화할 테고, 엄마는 내게 연락할 방법이 없어 휴대전화를 뺏은 걸 후회할 테니까.
놀이터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나자 밖에 인기척이 느껴진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데 그가 전화 통화하는 소리가 들린다. 학교에 가기 싫어 일부러 늦게 간단다.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마음에 안 들고 과학의 달이다 편지 쓰기 대회다 행사가 너무 많단다. 고등학생 형 같은데, 듣다 보니 내 마음과 똑같다!
현실감 있는 묘사로 “내 얘기잖아”라며 공감할 아이가 많을 것 같다. 깜짝 반전도 재미를 더한다. ‘엄마의 착한 아들’ ‘영혜에게 약간 불만이 있다’ 등 모두 5편의 이야기가 실렸다. 고개를 깊이 끄덕이다 어느새 다른 이의 마음도 헤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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