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13회 춘란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한숨 돌렸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0일 03시 00분


○ 변상일 9단 ● 미위팅 9단
본선 24강 6보(65∼78)

패를 만들었지만 전과를 올렸다고 보긴 어렵다. 좌우에 끊기는 약점이 남아 있는 데다 무엇보다 흑은 패를 먼저 굴복시켜 놓아야 한다. 하여 흑 65로 팻감을 썼는데, 위험천만한 수였다. 참고도처럼 백 1로 단수 쳐 11까지 중앙을 꾹꾹 틀어막았으면 흑이 아주 곤란할 뻔했다. 중앙의 외세가 워낙 막강해 백 13으로 흑 석 점을 압박했다면 흑의 수습이 쉽지 않았다. 절호의 기회였지만 실전에선 변상일 9단이 이 수순을 못 보고 백 66으로 받는 바람에 흑이 한숨을 돌렸다.

확실한 우세를 점할 기회를 놓쳤지만 여전히 국면의 주도권은 백이 쥐고 있다. 흑은 당장 중앙을 돌봐야 하는 처지여서 상변을 벌릴 여유가 없다. 좌변에서의 섣부른 침입이 독(毒)이 되었던 건 아닌지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백 72도 쌍방의 요충지로 아픈 자리다. 백이 이곳을 차지한 뒤 74로 압박해선 확실하게 우세를 잡았다. 흑 75, 77은 이 형태에서의 타개의 맥이다. 하지만 백도 물러서지 않고 78로 다시 한 번 젖히자 흑의 응수가 쉽지 않아졌다. 흑으로서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바둑#제13회#춘란배#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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