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리 가이’ 오늘 한국서 개봉
존재감 없던 게임 속 배경 인물이 도시 구하는 새로운 영웅 이야기
주연 맡은 레이놀즈 “진짜 영웅은 모든 걸 걸고 나서는 평범한 이들”
11일 개봉하는 영화 ‘프리 가이’에서 주인공 가이(라이언 레이놀즈·45)는 비디오게임 ‘프리 시티’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비플레이어 캐릭터(Non-Player Character·NPC)다. 가이는 모든 게 미리 설정된 비디오게임 속에서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산다. 그는 같은 하늘색 셔츠를 입고 시리얼로 아침을 해결한 뒤 커피 한 잔을 들고 은행으로 출근한다. 하지만 자신이 NPC인 사실을 알지 못한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몰로토프걸(조디 코머)은 그가 게임 속 캐릭터이며, 곧 세상이 파괴될 거라고 경고한다. 이에 가이는 주변부에 머물며 수동적으로 행동하는 NPC가 아닌, 프리 시티를 구하는 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한다.
6일 가이 역을 연기한 레이놀즈와 연출을 맡은 숀 레비 감독(53)을 화상으로 만났다. 레비 감독은 프리 가이가 게임 속 NPC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기존의 게임 원작 영화들과 차별화했다고 강조했다. ‘모탈 컴뱃’ ‘툼 레이더’ 등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많지만 게임에서 ‘병풍’ 같은 존재인 NPC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프리 가이가 처음이라는 것. 레비 감독은 “기존 영화나 게임은 한 명의 히어로에 집중해 그가 이야기를 끌고 간다. 가이는 게임 배경에 있던 인물이다. 주인공 뒤의 인물에게 목소리를 부여하고 주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주변의 평범한 이가 히어로가 되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레비 감독의 말처럼 프리 가이는 히어로를 재정의한 영화다. 초능력을 타고난 천하무적의 캐릭터가 아니라, 유일한 낙이 친구와 맥주를 마시는 게 전부인 평범한 은행원이 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레이놀즈는 “히어로는 굉장히 특별한 사람이고 타고난 능력으로 모두를 구할 거라고 상상하는데 실제 일상에선 평범한 사람들이 영웅적인 행동을 한다. 두려움이 무엇인지 알아야 용기를 낼 수 있고, 평범함이 있어야 영웅이 될 수 있다”며 “평범하지만 자신의 안락한 환경을 깨고 나와 남을 돕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히어로다. 이 점에서 가이처럼 기대하지 않은 이가 영웅이 될 때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영화는 실제 게임 속으로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게임 요소를 스크린에 충실히 옮겼다. 영화에선 프리 시티에 접속한 플레이어들이 거리에서 총격전을 벌이고, 전투기와 헬기가 공중에서 폭파되는 게 일상이다. 하늘까지 점프할 수 있는 신발이나 몸에 닿으면 에너지가 충전되는 의료박스 등 각종 게임 아이템도 재미를 더한다. 레비 감독은 “게이머들의 문화나 게임 배경 등을 진정성 있게 표현하고 싶었다. 게임 디자이너와 개발사의 조언을 받아 최대한 정확하게 스크린에 표현하고자 했다”며 “동시에 ‘어쨌든 영화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게임을 모르는 관객들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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