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만끽하러 들로 산으로 당장 ‘숲캉스’를 떠나고 싶은 가을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목을 잡는다. 맘 편히 밖에 돌아다니지 못하는 요즘, 푸릇푸릇한 식물을 집 안으로 들여 ‘그린테라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반려식물 키우기’가 인기 취미로 떠오른 것이다. 공간을 아름답게 만들고 식물과의 교감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감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저 예쁜 관상용 식물로 꾸미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식물의 변화, 식물을 돌보는 구체적인 과정을 즐기는 젊은 ‘식물 집사’가 늘고 있다.
반려식물이 우울감이나 불안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통계도 있다. 서울시가 반려식물을 기르는 1인 가구 330명을 대상으로 삶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92% 이상이 반려식물을 기르는 일이 우울감과 외로움 해소에 도움이 됐다고 답변했다. 또 반려식물을 기르기 전에는 각각 7.12점과 6.69점에 그쳤던 감정·에너지 지수도 각각 8.68점과 8.65점으로 상승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가 있다. 농촌진흥청은 식물 화분 3∼5개만 있어도 4시간 안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20%가량 낮아진다고 발표했다. 미세먼지의 70%는 식물의 잎에서, 나머지 30%는 뿌리에서 제거된다.
반려식물 시장은 국내외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SSG닷컴의 홈가드닝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100% 가까이 증가했다. G마켓에서도 화분, 모종, 씨앗 등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롯데마트 가드닝 상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18.7% 뛰었다. 교보문고는 지난 1년간 식물과 관련된 도서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5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LG전자와 SK매직,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도 최근 잇달아 식물재배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케어 센터와 같이 장기간 여행이나 출장으로 주인이 집을 비워야 할 때 반려식물을 맡길 수 있는 전용 호텔 서비스나 반려식물 전용 병원도 등장했다.
반려식물 기르기는 동물보다 수월하고 진입장벽 또한 낮다는 장점이 있다. 씨앗과 화분, 그리고 각종 부자재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작은 화분은 온·오프라인에서 2000∼3000원대부터 살 수 있다. 키우기 쉬운 ‘바질’이나 ‘민트’ 같은 허브 종류나 ‘몬스테라’, 공기정화 식물로 알려진 ‘스투키’ 등이 인기 품종이다.
꽃과 식물은 실내 분위기에도 압도적인 생기를 불어넣는다. 조화보다는 생화가 좋지만 자주 물갈이를 하고 살펴봐야 하는 꽃이 부담스럽다면 취향에 맞고 관리하기 쉬운 실내용 식물 화분을 놓는 것도 좋다.
인테리어 효과를 생각한다면 공간에 따라 꽃이나 식물의 크기, 라인감, 덩어리감 등을 고려해 반려식물을 고르면 된다. 아담한 공간에는 식물을 가득 넣기보다 조명, 주변 오브제와의 조화를 통해 디자인과 무드를 살리는 것이 핵심이다. 집안 분위기, 내외부 공간, 조합에 따라 같은 것도 달라지도록 하는 것이 반려식물 키우기의 묘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