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 공연장 세운 래퍼 화지
내달 9일 국내 첫 실시간 가상공연
음악상 트로피 소각 퍼포먼스 화제
다음 달 9일 국내 첫 메타버스 힙합 콘서트가 열린다. 종전에 국내에서 선보인 메타버스 공연은 이미 녹화된 것을 메타버스 공간에 송출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이번 콘서트는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
이 콘서트를 준비한 래퍼 화지(본명 송석하·33)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는 “딥플로우, 서사무엘 등 여러 아티스트와 함께 내가 직접 만든 가상 공연장에서 완전한 실시간 콘서트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면에 보이는 것은 래퍼의 아바타이지만 오디오는 음악 스튜디오에서 실시간으로 랩을 해 송출한다는 설명이다.
“‘손 머리 위로!’ 대신 ‘이모티콘 띄워줘!’를 객석에 외칠 거예요. 아마 불 모양의 이모티콘이 일제히 공중에 뜨겠죠? 가상공간 안에서요.”
화지는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크립토복셀’ 안에 복합문화공간 ‘퓨처리스트 소셜클럽’(QR코드)을 세웠다. 직접 설계한 이 3층짜리 가상 건물의 1, 2층은 갤러리로, 3층은 공연장으로 꾸몄다.
“작년 말부터 메타버스, NFT(대체불가토큰), 블록체인의 세계에 빠졌어요. 제가 세운 ‘퓨처리스트 소셜클럽’은 단순한 건물명이 아닙니다. 동료 아티스트, 팬과 함께 만들어갈 커뮤니티 이름이기도 하죠. 음악가는 기존 음원 플랫폼의 부당한 수익 배분 구조에서 벗어나고, 팬들은 거버넌스를 통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커리어를 직접 결정해나갈 수 있죠.”
25일 화지가 낸 신곡 ‘See You in the Metaverse’는 일종의 신호탄이다. 랩 가사에 블록체인, 이더리움 등 메타버스 용어가 산재했다. 화지는 “크립토(메타버스) 세상에서 만난 멋진 여자들과의 상상 속 완벽한 여행을 그린 러브송”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 화지는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했다. 2015년 수상한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힙합 음반’ 트로피를 서울 영등포구의 주물점 용광로에 빠뜨려 완전히 없애버리고 그 장면을 영상으로 공개한 것.
“트로피는 NFT 아트 형태로 제 메타버스 공간에 영원히 전시할 겁니다. 물리적 실체가 사라진다 해도 제가 상을 받았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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