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쓰고 있네]〈2〉
학원강사 “아이언맨-원피스처럼 캐릭터 외모 시각적 특징 부각을”
사이다 서사-절단신공 ‘팁’도 강조
전문가 “연재식 구조, 영상화 강점… 지재권시장서도 성장 가능성 인정”
“웹소설의 경쟁자는 웹툰, 유튜브 등 스낵 컬처입니다.”
최근 웹소설 전문학원 스토리튠즈의 심화반 수업에서 현직 웹소설 작가인 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웹소설이 출퇴근길이나 점심시간 등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즐기는 콘텐츠인 만큼 스낵 컬처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는 것. 웹소설은 보통 회당 5000자로 구성돼 읽는 데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이 때문에 강사는 웹소설을 쓸 때는 호흡이 짧은 단문을 쓰고, 대화 장면을 자주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마블 영화 ‘아이언맨’이나 일본 만화 ‘원피스’를 사례로 들며 “캐릭터의 외모를 통해 시각적 특징을 부각하라”고 조언했다. 스마트폰으로 끊임없이 콘텐츠를 찾아다니는 독자들을 놓치지 않으려면 문장을 읽는 즉시 머릿속으로 생생하게 장면이 그려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편하고 빠르게 소비하는 스낵 컬처는 통쾌한 서사를 통해 독자에게 만족감을 줘야 한다. 이른바 ‘사이다’ 서사다. 현실에서 비정규직 말단 직원인 주인공이 가상세계에선 세상을 구하는 영웅으로 각종 괴물과 싸우는 웹소설 ‘전지적 독자시점’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이 누적 조회수 3억6000만 회를 넘긴 데 이어 영상화가 추진 중인 것도 서사 덕분이다. 반면 순문학처럼 주인공이 끊임없이 고민하는 답답한 ‘고구마’ 전개가 펼쳐지면 십중팔구 실패한다. 강사는 “대리 만족을 주기 위해 주인공은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 또 주인공은 고난을 겪되 결국엔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사는 각 회 막바지에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다음 회를 예고하는 에피소드를 남기는 ‘떡밥’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매일 새로운 회가 올라오는 웹소설에서 다음 회가 궁금해진 독자는 지갑을 열기 쉽다. 특히 등장인물이 죽음의 순간에 가까워지거나 로맨스가 시작될 때 회차를 끝내는 것도 기존 웹소설이 많이 쓰는 방식이다. 이는 업계에서 ‘절단 신공’이라고 불린다. 각각 조회수 5억 회, 7000만 회를 기록한 웹소설 ‘나 혼자만 레벨업’과 ‘재혼황후’ 등 웹소설의 드라마 제작이 추진 중인 것도 이런 방식에 힘입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웹소설의 지식재산권(IP)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융희 청강문화산업대 웹소설 창작 전공 교수는 “스마트폰에 특화된 웹소설은 길이가 짧으면서도 독자를 어떻게 빠르게 사로잡을지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진 분야”라며 “최근 웹소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IP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고교생 웹소설 공모전을 연 이기호 광주대 문예창작학과 교수(학과장)는 “웹소설은 문학적 표현보다 다음 회를 읽게 만드는 서사 구조에 힘을 실었다”며 “연재에 중점을 두면서 발달한 장점이 영상화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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