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진입장벽 낮지만 성실-노력없으면 도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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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쓰고 있네 <3·끝>
하루 5000자 안팎 한편씩
한달이면 15만자에 달해
수익 얻겠다면 단단히 각오를

“처음 웹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땐 너무 재밌었는데 글 쓰는 게 일이 되니 재미가 없습니다. 매주 1만5000자씩 과제를 내는 게 고역이네요.”

최근 웹소설 전문학원 스토리튠즈 수강생 80여 명이 모인 익명 채팅방에 한 수강생이 올린 글이다. 자칭 웹소설 마니아로 대박을 꿈꾸며 웹소설 강의를 듣기 시작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는 것. 다른 수강생들도 “작가로 데뷔하면 매일 5000자씩 써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취미가 일이 되니 흥미가 사라졌다”며 하소연했다.

총 12회의 웹소설 강의가 진행될수록 지쳐가는 수강생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수강생들은 매주 과제를 내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꼈다. 이 때문에 강의 내내 강사들은 “노력하지 못하면 작가로 살아남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웹소설 작가들은 보통 하루 5000자 안팎의 웹소설 한 편을 올린다. 한 달간 쓸 경우 15만 자에 달한다. 웬만한 순문학 단편소설 분량과 맞먹는다. 웹소설은 1년간 약 200회 연재된다. 초심자가 해내기는 만만치 않은 작업량이다. 작가들은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몇 개월 동안 쓴 작품을 스스로 접기도 한다. 중간에 체력이 떨어져 연재를 포기하는 일도 있다. 빠르게 변하는 웹소설 트렌드를 따라잡는 일도 만만치 않다. 요즘 유행하는 작품을 계속 읽지 않으면 흐름에 뒤처지기 때문이다. 강사들은 “수강생들이 최근 유명 작품을 읽지도 않고 글부터 쓰려고 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데뷔 후 유명 작가로 살아남는 건 훨씬 어렵다. 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는 이미 4000개 이상의 작품들이 나와 있다. 이 중 500개 작품이 연재되고 있다. 인기가 높아진 만큼 경쟁도 치열한 셈이다. 웹소설 작가의 일상도 꿈만 같지는 않다. 구상, 집필, 퇴고에 하루 10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작가들이 적지 않다. 이로 인해 목, 허리 디스크에 시달리는 이도 많다. 한 웹소설 작가는 “웹소설 시장은 요식업과 비슷하다”며 “누구나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진입장벽은 낮지만 데뷔하고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웹소설 작가로 성공하려면 성실함과 노력이 필수라고 말한다. 김휘열 한국영상대 웹소설과 교수는 “웹소설은 다른 문학 분야와 달리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분량을 써야 하기에 ‘투잡’을 뛰다 전업 작가로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며 “취미나 도전에 의의를 두지 않고 수익을 얻겠다면 단단히 각오를 하고 뛰어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웹소설#낮은 진입장벽#단단히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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