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에 뜬 넷플릭스 ‘K드라마’ … ‘제2 오징어게임’ 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1일 03시 00분


차기 기대작 ‘지옥’ ‘마이네임’ 세계최초 3회까지 극장 공개
도입부부터 몰입시킨 ‘지옥’
1회 시작하자마자 관객 혼 뺀 ‘지옥의 사자’ 심판장면 압도적
여성 원톱 누아르 ‘마이네임’
한소희 자연스러운 액션연기, 상상력 자극 스토리도 수준급

다음 달 1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에서 지옥의 사자들이 지옥행 고지를 받은 죄인을 도심 도로에서 불태우는 장면(위쪽 사진). 또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15일 베일을 벗는 ‘마이네임’에서 주인공 윤지우(한소희)가 격투 대결을 하던 동료 남성 조직원을 제압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다음 달 1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에서 지옥의 사자들이 지옥행 고지를 받은 죄인을 도심 도로에서 불태우는 장면(위쪽 사진). 또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15일 베일을 벗는 ‘마이네임’에서 주인공 윤지우(한소희)가 격투 대결을 하던 동료 남성 조직원을 제압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스크린 한가운데 빨간색 알파벳 ‘N’이 효과음과 함께 떠올랐다.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이 상영된 이날 관객들은 방역 수칙에 따라 허용된 극장 좌석(전체의 절반)을 꽉 채웠다. 영화 ‘부산행’, ‘반도’의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지옥’은 다음 달 19일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된다. 이에 앞서 부산국제영화제(6∼15일)에서 세계 최초로 총 6회 중 3회까지만 상영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물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OTT가 고속 성장하고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모호해지자 영화제 측이 OTT 시리즈물을 초청한 것. 넷플릭스 상징 ‘N’이 떠오르는 모습, 시리즈물이 중간까지만 상영되고 불이 켜지는 모습은 시대의 변화와 OTT의 높아진 위상을 동시에 보여줬다.

○ 속도감 볼거리 갖춘 대작 ‘지옥’


‘지옥’은 지난달 예고편이 공개되자마자 “‘오징어게임’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 “예고편만 봐도 대박”이라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지옥은 ‘예고편 못지않은 본편’이었다. 1화에선 도입부 5, 6분간 몰입감 넘치는 장면만 응축해 속도감 있게 내달렸다. 악마 형상을 한 존재로부터 지옥에 갈 날짜와 시간을 통보받은 한 남성은 카페에 있다 지옥의 사자들을 맞닥뜨린다. 도망가는 남성과 이를 쫓는 사자들이 펼치는 도심 추격전, 사자들이 남성에게 지옥의 고통을 시연한 뒤 불태우는 장면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다만 원작 웹툰과 달리 컴퓨터그래픽(CG)으로 만든 지옥의 사자가 킹콩에 가까워 괴수 영화처럼 느껴지는 건 아쉽다.

종교연구단체라고 주장하는 새진리회의 의장 정진수(유아인)는 ‘지옥행 고지’는 죄인에 한해 이뤄지고 이는 “인간은 더 정의로워야 한다”는 신의 메시지라고 주장하며 추앙받는다. 정진수는 악인인가 선인인가, 시연이 죄인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맞는지 회를 거듭할수록 궁금증이 커진다. 선인인지 악인인지 판단할 수 없게 하는 유아인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연 감독의 동명 웹툰을 자신이 직접 극화해 주인공이나 극 중 공간은 웹툰에서 튀어나온 듯하다. 설정 자체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지옥의 사자’ 등 볼거리가 많은 데다 정의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뤄 세계적 열풍이 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다만 3화부터 정의와 죄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담은 장면이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참신한 설정이 주는 매력이 조금씩 줄어든다. 연 감독이 이 어려운 주제들을 그러모아 마지막 화에서 명료하게 결론을 냈는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수준급 액션, 궁금증 자극하는 ‘마이네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마이네임’도 15일 공개를 앞두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8화 중 3화까지 먼저 상영됐다. 여배우 한소희(윤지우·오혜진 역)를 단독 주연으로 내세운 이 작품은 아버지를 죽인 진범을 찾으려는 복수극을 그린 액션 누아르. 한소희는 아버지가 생전 몸담은 조직에 들어가 오랜 훈련을 거쳐 남자 조직원들과의 대결에서 모두 이긴다. 이후 아버지를 죽인 이가 경찰이라는 말을 듣고 경찰에 잠입한다.

한소희의 액션은 오랜 기간 수련한 전문 격투기 선수로 여겨질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특히 경찰 삼단봉으로 복도에서 건장한 마약 조직원들을 차례로 제압하는 장면은 영화 ‘올드보이’ 속 최민식의 ‘망치 액션’을 방불케 하는 명장면이었다. 동천파 보스 최무진 역을 맡은 박희순도 속내를 알 수 없는 절제된 연기를 펼친다. 동천파 조직원들의 체육관 내 단체 대결 등 실감나게 세공해낸 액션 장면이 가득하다. 진범이 누구인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김바다 작가의 집필 실력도 수준급이다.

#k드라마#지옥#마이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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