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13일 트위터를 통해 “‘오징어게임’이 1억1100만 팬들에게 도달했다. 넷플릭스 출시 이후 가장 큰 작품이 됐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이 지난달 17일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된 후 이달 3일까지 17일간 2억900만 개의 가입 계정 중 절반이 넘는 1억1100만 계정이 이를 시청했다고 발표했다. 계정 1개당 최대 4명까지 시청 가능한 것을 고려하면 실제 오징어게임을 본 이는 1억1100만 명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한국 창작자의 이야기가 세계 1억 이상 구독 가구에 울려 퍼졌다”고 전했다.
○ 압도적 세계 1위…경쟁자가 없다
넷플릭스는 그간 오리지널 콘텐츠는 공개 후 28일(4주)간의 시청 추이를 종합한 뒤 유의미한 수치만 발표했다. 이 수치는 통상 기업 실적과 함께 밝혔지만 이번엔 이례적으로 실적 발표 일정과 무관하게 공개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은 세계 팬들로부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시청 계정 수를 먼저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넷플릭스 드라마 중 시청 계정 수 1위는 지난해 공개된 미국 드라마 ‘브리저튼’이었다. 19세기 영국 사교계를 다룬 로맨스물로, 28일간 8200만 계정이 시청했다. 오징어게임은 17일째 1억1100만 계정을 기록해, 공개 28일째가 되는 14일이 되면 같은 기간 브리저튼의 기록을 배 이상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이날 “오징어게임은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톱10’ 1위에 올랐다”며 이례적으로 1위 국가 수도 공개했다. 별도의 ‘축하 영상’도 만들어 각국 넷플릭스 인스타그램에 게재했다. 여러 언어 자막이 달린 이 영상은 오징어게임 속 장면을 편집해 제작됐다. 드라마 속 게임 진행 성우가 “전 세계 1위를 차지한 오징어게임에 함께해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은 1억1100만 VIP 중 한 분이십니다”라고 한국어로 말하는 내레이션이 담겼다.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콘텐츠 총괄 VP(부사장)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투자하기 시작한 2015년 당시 목표는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었다”며 “상상만 했던 일을 오징어게임이 현실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 “할리우드와 경쟁할 수 있는 한국”
외신의 호평도 이어졌다. 미국 CNN은 13일 “오징어게임은 의미 있는 방식으로 시대정신(zeitgeist)을 강타했고, 문화현상이 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이 스릴러물은 공개 한 달도 안 돼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한국 문화와 언어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 “지난 몇 주간 대중문화 흐름을 요약해 달라고 한다면 여섯 단어를 고를 것”이라며 ‘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이라고 전했다. 이 통신은 지난달 오징어게임을 예로 들면서 “한국 창작자들은 할리우드와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능력을 입증했다”며 호평했다.
넷플릭스가 국내 영상 제작에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넷플릭스는 올 한 해만 5500억 원을 한국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2016∼2020년 연평균 1540억 원이던 투자액을 대폭 늘렸다. 정지은 문화평론가는 “한국은 넷플릭스에 투자금 대비 최고의 콘텐츠가 나오는 가성비 좋은 시장이고, 창작자에게도 넷플릭스는 창작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데다 세계로 나갈 길을 열어주는 매력적인 투자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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