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가 내놓은 기획 상품이 품절 대란을 일으킨 반면 한쪽에서는 불매운동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폐점을 이어가고 있다. 유니클로에 대한 상반된 시선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는 평가다.
특히 잇단 점포 폐점으로 고정비 부담을 없애 온라인에서 파격적인 할인이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샤이 재팬족’를 잡고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는 지적이다.
◇ ‘파격 특가’로 불매운동 뚫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가 일본 유명 디자이너 ‘아이자와 요스케’와 협업해 이날 발매한 패딩은 출시 하루도 안된 시점에 모두 동이 나며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이 패딩은 MZ세대 사이에서 ‘신명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화이트마운티니어링은 일본 디자이너 아이자와 요스케가 만든 브랜드로 겨울 패딩 하나에만 300만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유니클로가 해당 디자이나와 협업한 패딩을 12만9000원~14만9000원에 판매해 입고와 동시에 모두 동이난 것이다.
심지어 이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오픈런 대란이 일기도 했다. 실제 이날 해당 패딩을 판매하는 매장에는 명품 매장 못지않은 인파가 몰리면서 번호표를 배부하며 줄을 서는 일까지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사태 이후 ‘샤이 재팬족’이 늘어났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고객이 줄었더라도 온라인 채널에서 구매하는 고객들도 적잖을 것”이라며 “유니클로 매출이 예전만 못하더라도 고정비 부담이 줄어들어 오히려 수익성을 점차 개선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 잠실점 폐점…2년 새 매장수 3분의 2로 ‘뚝’
반면 유니클로는 오는 17일 롯데마트 잠실점에 위치한 ‘유니클로 잠실점’의 문을 닫는다. 잠실점이 지난 2005년 9월 문을 연지 약 16년 만이다.
유니클로는 지난 2019년 하반기부터 점포수를 줄이고 있다. 매년 늘어나던 유니클로 매장수가 급격히 줄어든 지난 2019년 7월 한·일 갈등으로 촉발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여파다.
당시 총리였던 아베 전 일본 총리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하면서 국내에서 불매운동이 일기 시작했다. 특히 유니클로 일본 본사 임원이 한국 내 불매운동 움직임을 보고 “얼마가지 못할 것”이라고 발언해 파장이 일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결국 유니클로 자매 브랜드인 ‘GU’ 오프라인 매장은 완전히 철수했고, 매출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실제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57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9749억원보다 41% 금갑한 수치다. 적자폭도 늘어났다. 회사는 지난해 12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장 수도 급격히 줄었다. 최근 기준 전국의 유니클로 매장은 135곳이다. 지난 2019년 195개 매장에서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이번 폐점을 두고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를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