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반 개에 순두부 반 모, 계란 하나, 다진 마늘 한 스푼, 후추 한 꼬집을 넣고 끓이면 어떤 라면이 될까.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만의 ‘라면 비법’을 공유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라면을 제조사가 알려주는 조리법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끓이는 사람들이다. 이같이 제조 식품의 기존 요리 방법을 뛰어넘어 스스로 만들어낸 레시피로 식품을 재창조해 먹는 사람을 모디슈머(modisumer)라고 부른다. ‘modify(바꾸다)’와 ‘consumer(소비자)’를 합친 말이다. 모디슈머가 늘어나며 이른바 ‘먹방’계는 물론 기존 소비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자 라면업계도 이들에게 주목하고 있다.
㈜오뚜기는 ‘열라면’에 순두부를 넣는 ‘순두부 열라면’ 조리법을 공개한 이후 올 상반기 열라면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오뚜기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에는 팽이버섯이나 오징어 같은 해물도 부재료로 들어 있다. 오뚜기에 따르면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가 매운맛을 즐기는 젊은층의 호응을 얻으면서 열라면도 역주행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오뚜기는 “모디슈머 관련 라면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출시한 ‘쇠고기미역국 라면’, 비건(채식주의자) 트렌드에 맞춘 채식 라면 ‘채황’, 모디슈머 레시피를 제품화한 ‘크림 진짬뽕’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달부터 나온 오뚜기 컵라면에는 시각장애인이 물을 어디까지 부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점자 표기가 돼 있다. 식품업계 최초다. 오뚜기 관계자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의 하나로 시각장애인이 편하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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