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이 약 20개월 만에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정상을 다툰다.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오른 주인공은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으로, 20개월 전과 똑같다.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은 오는 11월 1일부터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3전 2선승제)을 치른다.
국내 바둑 랭킹 1위, 2위를 기록 중인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은 나란히 중국 선수들을 꺾으면서 한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신 9단은 중국 랭킹 2위 양딩신 9단(중국)을 제압했고, 전날에는 박 9단이 역시 중국의 자오천휘 8단을 꺾었다.
이로써 한국 바둑은 지난 2014년 김지석 9단의 우승 이후 7년 만에 삼성화재배 트로피를 가져오게 됐다. 또한 14년 만에 삼성화재배 결승을 한국 선수들이 치르는 이정표를 세운다.
메이저 세계대회를 통틀어도 한국 기사들이 결승에서 격돌하는 것은 20개월 만이다.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은 지난해 2월 LG배 결승에 올라 우승을 다퉜는데, 이후 한국 기사들간의 결승전은 벌어지지 않았다.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 모두 아직 삼성화재배 우승 경험이 없다. 우승자는 생애 첫 삼성화재배 우승과 함께 상금 3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둘의 최근 기세를 본다면 신진서 9단이 앞서는 형국이다. 신진서 9단은 박 9단과의 상대 전적에서 25승 20패로 앞서 있다.
특히 결승전에서 둘의 차이는 더 벌어진다. 신진서 9단은 박정환 9단과 여덟 차례 벌인 결승 맞대결에서 5연속 승리하는 등 5승 3패로 앞서 있다.
사실 둘의 결승전 전적에선 박정환 9단이 초반에 3연승을 기록하면서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LG배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당시 신진서 9단은 박 9단을 꺾고 세계 메이저대회 첫 정상에 올랐다. 신 9단은 “LG배 우승으로 알을 깨고 나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상대하기 꺼렸던 기사들을 차례로 꺾고 정상에 오르며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내 바둑만 둔다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LG배 우승의 의미를 크게 뒀다.
이후 신 9단은 박정환 9단과의 결승전에서 무패를 기록 중이다. 올해도 신 9단은 쏘팔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 용성전 등에서 박정환 9단을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신 9단은 “결승전은 팽팽한 승부가 될 것 같다. 지난해 커제 9단(중국)을 상대로 힘없이 물러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욕심이 가는 대회다. 준비를 잘 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먼저 결승에 올랐던 박정환 9단은 “그동안 삼성화재배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힘들게 결승에 오른 만큼 내가 갖고 있는 실력을 모두 쏟아 붓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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