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 40년만의 신작 오늘 서비스, 특유의 목소리-풍성한 화음 그대로
데이먼 앨반 7년만에 솔로앨범, 이제 음유시인의 풍모 보여
영국 팝스타 아델도 6년만에 신보… 삶의 이야기를 절창에 담아
11월 세계 음악계가 ‘A의 전쟁’으로 물든다. 5일부터 꼭 일주일씩 간격을 두고 아바가 40년 만의 신보를, 데이먼 앨반(53·밴드 블러, 고릴라즈의 리더)이 7년 만의 솔로작을, 아델(33)이 6년 만의 앨범을 낸다. 선공개한 싱글들이 모두 호평 받고 있다. 공교롭게 이름이나 팀명에 모두 A가 새겨져 있다.
○ 아바, 40년 만의 앨범 들어보니
“1970, 80년대로 돌아가는 항로는 내 삶의 지도에 존재하지 않았다. 아바타(ABBAtar) 투어란 아이디어가 생기기 전까지는….”
기자와 4년 전 독점 인터뷰에서 아바 멤버 베니 안데르손(75)이 말했다. 당시 안데르손이 2019년으로 예정했던 멤버들의 분신(avatar) 월드투어가 내년 시작된다.
국내 음원 플랫폼에는 5일 정오부터 서비스되는 아바 신작 ‘Voyage’의 전곡을 본보 독점으로 미리 들어봤다. 10곡에는 장식장에 넣어둔 오래된 LP판 냄새처럼 그 시절 아바의 향수가 충만하다. 40여 년 전 히트 곡과 무리 없이 섞이는 레퍼토리를 들려줘야 하는 아바타 투어의 고민이 그대로 감지된다.
신작의 열쇠는 여전히 앙네타 펠트스코그(71)와 안니프리드 륑스타드(76)의 가창. ‘Waterloo’ ‘Mamma Mia’를 수놓던 ‘탄산수’ 보컬은 더 이상 짜릿한 고음을 분출하지 않지만 특유의 다감한 목소리, 풍성한 화음이 음반 전체를 휘휘 감는다.
켈트 음악(‘When You Danced with Me’)이나 동요와 캐럴(‘Little Things’), 컨트리 발라드(‘I Can Be That Woman’)의 영향이 느껴지는 악곡 위로 두 여성 보컬은 다정한 모친처럼 노래한다. ‘Dancing Queen’ ‘I Have a Dream’의 스토리를 툭 건드려 깨우는 듯한 친근한 가사도 매력적이다. 오랜 벗을 초대한 연말 홈 파티에서 틀 만한 음반이다.
○ 앨반의 열반? 거장의 풍모 담은 신작
앨반의 신작도 미리 들어봤다. 1990년대, 밴드 오아시스와 함께 브릿팝 열풍을 선도한 블러의 리더, 세계 최초의 성공한 버추얼 밴드 ‘고릴라즈’를 성공시킨 ‘브레인’. 그가 이제 음유시인의 경지에 섰다.
11곡짜리 신작 ‘The Nearer the Fountain, More Pure the Stream Flows’에 앨반은 고즈넉한 모던 포크, 몽롱한 앰비언트 음악(편안한 환경 음악)을 섞어 청자를 낯설고 외딴 곳으로 데려간다. 물소리와 타악으로 시작하는 수록곡 ‘The Cormorant’ ‘Darkness to Light’, 혼란한 노이즈와 신경질적 관악을 혼합한 ‘Combustion’이 대표적. ‘나는 이 섬에 투옥된 것인가/헤엄쳐 떠나려 애썼네’라 읊조리는 앨반의 안개 낀 음성은 캐나다 음유시인 레너드 코언(1934∼2016)까지 연상시킨다. 록, 힙합, 아프리카 음악을 종횡하던 탐험가 앨반이 30여 년 항해 끝에 닿은 해안은 기암(奇巖) 가득한 무인도인 것 같다.
○ 30대 첫 앨범, 중년 향하는 아델
‘19’ ‘21’ ‘25’…. 아델은 지금껏 앨범 제목에 자기 나이를 붙였다. 삶의 이야기를 절창에 담았다. 신작은 ‘30’. 지난달 선공개한 싱글 ‘Easy on Me’는 절절한 모정을 담은 발라드다. 그 주위를 어떤 스토리와 멜로디가 둘러쌀까. 아바 해체 뒤 태어난 아델(1988년생)의 신작에는 아바의 수혜 아래 자란 스웨덴 음악가들, 즉 맥스 마틴, 셸백, 루드위그 고랜슨(루드비그 예란손·영화 ‘블랙팬서’ ‘테넷’ 음악감독)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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