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소니 수상 좋은점?… 다루고 싶은 곡 마음껏 공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5일 03시 00분


박재홍 6, 19일 국내 리사이틀

“부소니 콩쿠르 수상으로 좋은 점? 목표를 떠나 평소 다루고 싶던 곡을 마음껏 공부할 수 있게 된 거죠.”

187cm 장신인 피아니스트 박재홍(22·사진)의 표정에는 소년의 수줍음이 묻어났다. 한국예술종합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9월 3일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열린 부소니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과 함께 4개의 특별상까지 수상했다.

그가 수상 후 첫 리사이틀을 6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연다. 부소니 콩쿠르 경연 과정에서 연주한 슈만 ‘크라이슬레리아나’, 부소니 ‘쇼팽 프렐류드에 의한 10개의 변주’, 베토벤 소나타 29번 ‘하머클라비어’를 연주한다. 19일 경기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도 같은 프로그램으로 연주한다.

그는 목사이자 음악 애호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라면서 늘 교회에서 음악을 접했고 집에서도 대가들의 명연주를 들었다.

“친하게 지내던 누나가 피아노를 배우면서 악보를 보여주고 제게 ‘칠 수 있느냐’고 물었죠. 못 친다고 했더니 웃더군요. 그 뒤 매일 두세 시간씩 연습했죠. 계속 해도 싫지 않았어요.”

닮고 싶은 연주가로는 헝가리 출신 피아니스트 언드라시 시프를 꼽았다. “매일 아침 1시간 반 동안 바흐를 연주하며 마음을 정화한다고 합니다. 그런 음악을 향한 헌신이 좋아요.” 작곡가 고유의 스타일에 대한 탐구도 시프를 좋아하는 이유다. “바흐든 버르토크든, ‘이 작곡가가 살아서 듣던 소리가 이런 것이겠구나’ 싶은 연주를 들려줍니다.” 그는 “나도 연주자의 개성보다 작곡가의 성격을 앞세우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 5월 마시모 자네티 지휘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을 협연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단단한 터치’ ‘악단과의 완벽한 호흡’ ‘큰 체구에서 우러나오는 힘’을 그의 장점으로 꼽는다. 그 자신이 생각하는 장점은 무엇일까.

“제가 받은 가장 큰 선물은 음악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좋은 음악들을 나누는 게 너무 좋고, 무대에 설 때마다 설레며 몰입하게 됩니다. 작곡가에게 누를 끼칠지 모른다는 두려움, 그것을 늘 간직하려 합니다.”

#피아니스트 박재홍#부소니 콩쿠르 수상#국내 리사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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