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상의-와이드 팬츠 트렌드… 뉴트로 무드 타고 숏패딩 인기
고듀로이-덤블 다양한 소재로… 패딩 특유의 밋밋한 느낌 탈피
아이보리-라이트 라벤더 컬러… 화사한 색감으로 따스함 연출
추위 앞에 장사 없다고 아무리 멋을 중요하게 여기더라도 겨울만큼은 ‘패션성’보다 기능성을 우선 순위에 두게 되곤 한다. 해마다 겨울이면 투박한 고프코어(Gorpcore·아웃도어웨어를 평범한 일상복과 매치하는 스타일) 룩이 돌아오는 이유일 것이다. 때이른 한파로 올해는 예년보다 이르게 두꺼운 겨울 아우터를 찾고 있다고 한다. 옷장에 한 벌쯤 이미 갖추고 있을 롱패딩 말고 기왕이면 따뜻함과 멋스러움을 함께 챙길 수 있는 숏패딩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Y2K 패션’이라는 키워드가 심심찮게 등장하는 최근, 90년대에 유행했던 짧은 상의와 와이드한 팬츠를 스타일링하던 패션 감성은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때를 추억하는 기성세대와 새로운 것을 원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공통적으로 어필하는 뉴트로 무드는 적어도 패션에 있어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패딩 특유의 볼륨감을 잘 살린 숏패딩은 짧은 상의와 오버핏을 선호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올겨울 큰 인기를 예고하고 있다.
길이가 짧아 보온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은 버려도 좋다. 바스락거리는 패딩 겉감 특유의 차가운 느낌 대신 코듀로이, 뽀글이라 불리는 덤블이나 니트 등 따뜻한 소재로 업그레이드된 외관이 돋보인다. 친환경과 윤리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다운 외에도 업그레이드된 다양한 신소재 충전재를 활용해 친환경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블랙 일색이었던 컬러도 스톤베이지, 샌드그레이 등 화이트에 가까운 미네럴 컬러 제안이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MZ세대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 아미(AMI)는 볼륨감이 살아있는 짧은 다운 패딩을 첫 출시했다. 가슴 대신 왼쪽 소매에 아미를 상징하는 하트 로고에 드로스트링 후드로 따뜻함을 더했다. 그레이와 블랙, 두 가지 컬러로 제안되는데 누구에게나 멋지게 어울리는 젠더리스(Genderless) 아이템이다.
여성용 숏패딩은 아이보리, 라이트 라벤더 등 더 따뜻하고 포근해 보이는 컬러감을 양면에 담아 스타일 활용에 힘썼다. 올해는 방한용 후드 대신 바람을 막도록 네크 부분을 높여 따뜻함을 더한 간결한 디자인이 대세다. 올해 유행을 예고하고 있는 니트 소재의 발라클라바(balaclava·머리와 목을 덮는 방한용 모자)는 다소 간결한 숏패딩에 포인트를 더해줄 수 있는 패션템이자 보온성까지 갖췄다.
동일한 패딩 소재로 만든 패딩 머플러나 헤드 스카프도 한겨울 중요한 스타일 아이템이다. 니트 소재의 칼라를 덧댄 빈폴레이디스의 니트 칼라 구스다운 숏 점퍼는 발라클라바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탈부착 가능한 케이블 조직의 니트 칼라와 소매의 이중 리브 조직으로 따뜻한 포인트를 더한다.
준지는 올겨울 고어텍스사와 손잡고 방풍, 방수, 투습 성능이 뛰어난 블랙 라벨 인증을 받은 고기능성 오리지널 고어텍스 소재를 활용한 협업 컬렉션을 제안한다. 고기능성 소재에 브랜드 특유의 유틸리티 무드를 살린 고프코어 패딩룩을 선보인다.
이번 협업 컬렉션의 특징은 레이어드를 통해 다양한 기후에 맞춰 착용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는 점이다. 짧은 다운 패딩과 디테처블 바람막이로 구성된 아우터는 함께 또는 따로 입을 수 있다. 기온 차가 심한 늦가을부터 한겨울까지 입을 수 있도록 활용도를 높인 것. 포켓 디테일의 팬츠 역시 고어텍스 소재로 출시되었다. 스트링으로 다양한 연출도 가능해 겨울 스포츠웨어로도 활용 가능하다.
혹시 큰 마음 먹고 장만한 숏 패딩을 겨울 내내 못 입게 될까 망설여진다면 새로운 레이어드 스타일링을 시도하는 용기를 내어보길 바란다. 코트냐 패딩이냐, 매년 겨울 아우터 트렌드를 묻는 질문이 무색할 만큼 하이브리드 아우터가 넘쳐나고 있다. 숏패딩 위에 가볍고 따뜻한 오버핏의 울 코트를 겹쳐 입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멋은 물론 한겨울을 거뜬히 이겨낼 따뜻한 온기까지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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