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유일 고려 도성 유적 ‘강화중성’서 대규모 ‘치성’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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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2일 09시 53분


강화중성 제3차 발굴조사 전경. 문화재청 제공
강화중성 제3차 발굴조사 전경.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인천시 강화군 선원면에 자리한 남한 지역의 유일한 고려시대 도성유적인 강화중성에서 대규모의 치성(雉城, 방어를 위한 성곽 시설물)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강화중성은 고려시대 몽골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수도를 강화로 천도한 이후 건립한 3개의 성곽(내성-중성-외성) 중 하나로 ‘⊂’ 형태로 수도 강화를 둘러싼 토성이다. 현재 확인된 길이는 총 11.39㎞이다. 강도시기(몽골침략에 맞서 강화도로 천도한 1232년부터 1270년까지)에 축조된 성곽 중 당시의 모습을 가장 온전히 간직하고 있어, 이 시기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평가된다.

‘고려사’ 등 문헌기록에는 중성이 1250년(고려 고종 37년)에 축조되었고, 둘레가 2960칸이며, 17개의 크고 작은 성문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1259년에 몽골과의 화의에 따라 성곽이 훼철된 것으로 추정된다.

성벽 내측 등성시설 전경. 문화재청 제공
성벽 내측 등성시설 전경. 문화재청 제공

강화중성의 남성벽 구간인 대문고개 일대를 대상으로 한 이번 제3차 조사지역은 성문이 설치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현 대문고개 도로의 서쪽 능선부에 해당한다. 해발 89~91m의 야트막한 능선 정상부와 대문고개로 이어지는 동쪽 사면부를 따라 성벽이 설치되었으며, 이에 잇대어 대규모의 치성이 돌출됐다.

강화중성의 치성은 길이 19m, 너비 4.5~4.7m, 남은 높이 1.3~2.6m로, 이는 그동안 확인된 고려 시대 성곽의 치성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치성은 성벽 축조기법과 같은 판축 방식으로 축조됐다. 석축기단을 쌓고 일정한 간격으로 나무기둥(영정주)을 세운 다음, 판재를 결구하여 틀을 만들어 그 안에 성질이 다른 흙을 여러 겹 다져 쌓아 완성했다. 치성 주변에는 다량의 기와와 함께 문확석, 초석 등 문과 건물 부재로 추정되는 유물이 출토됐다.

한편 성벽은 조사구역 내 능선 정상부를 따라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휘어지는 형태로 축조되었다. 성벽의 너비는 4.5~4.7m로 치성과 같으며, 남은 높이는 내측 기준 1.4~2.1m, 외측 기준 2.5~3.3m다. 성벽 내측에는 석축기단의 보축시설과 통행로가 성벽과 평행한 형태로 설치되었다. 또한, 치성이 잇대어진 성벽 안쪽에는 성벽과 치성으로 오를 수 있도록 계단형태의 너비 2.4m, 길이 1.2m의 등성시설(성 안에서 성벽 위나 성문의 문루 등을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 마련됐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치성은 수도 강화를 방어하기 위해 축조된 중성에서 처음 확인된 대규모의 성곽 구조물로, 강화도성 내·외부를 연결하는 교통로를 관리하고, 성문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조사결과는 강화도성의 성곽 구조와 운영방식을 추정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이번에 조사된 강화중성 제3차 발굴조사 성과는 3일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에서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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