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50)는 2016년 뇌신경과학 분야 기업인 ‘뉴럴링크’를 세웠다. 이 회사는 사람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한 후 뇌 활동을 측정함으로서 질병을 극복하는 목표를 세웠다. 머스크는 한발 더 나아가 생각을 컴퓨터에 업로드할 수 있는 기술개발도 구상 중이다. 올 4월 뉴럴링크는 뇌에 칩을 이식한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막대를 제어해 공을 맞히는 게임 장면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머스크의 최근 행보는 첨단공학 기술을 생체의학과 접목한 이른바 ‘바이오메디컬 공학’의 여러 가능성을 보여준다. 흔히 이 분야는 치료에 국한돼 있을 거라고 여겨지지만, 실제는 스마트 의료기기, 뇌 공학 등 다양한 범위를 포괄하고 있다.
이 책을 쓴 바이오메디컬 공학 전공 교수진은 다양한 사례를 들며 이 분야의 최첨단 발전상을 쉽게 풀어준다.
10년 전 만보기에 가까웠던 스마트워치는 이제 맥박이나 혈압 측정 등 여러 기능을 수행한다. 이 같은 웨어러블 장치는 기능뿐 아니라 모양에서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당뇨병 환자들은 매일같이 혈당을 재기 위해 주삿바늘로 손가락을 찌른다. 이런 불편을 덜기 위해 최근에는 콘택트렌즈 형태나 체내 투입되는 초소형 장치를 통해 혈당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시어도어 버거 교수는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변환하는 해마 연구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해마의 입출력 신호를 잇는 모델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생쥐의 손상된 해마 앞부분에서 가로챈 입력 신호를 이 모델을 거쳐 다시 해마 뒷부분으로 흘려보내는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생쥐는 장기기억 능력 일부를 회복한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실험을 바탕으로 사람 뇌에 소형 칩을 이식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것이 성공한다면 치매 초기 환자들을 위해 외부 장치에 기억을 저장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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