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처럼 정답고 그리운 말이 있을까?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엄마 찾아 삼만 리’(1976년)에서 마르코는 아르헨티나로 일하러 간 엄마를 찾아 홀로 먼 길을 떠난다. 송나라 주수창(朱壽昌)도 어릴 때 헤어진 어머니를 찾아 전국을 떠돌았다. 마르코처럼 주수창도 마침내 어머니와 해후한다. 북송의 시인 소식(蘇軾·1037∼1101)은 이를 두고 다음 시를 썼다.
주수창은 아버지가 내쫓은 어머니가 그리워 관직도 그만두고 피로 불경을 써 어머니를 찾아 헤맸다. 가스 데이비스 감독의 영화 ‘라이언’(2016년)도 엄마 찾기를 다룬다. 사루는 어릴 때 헤어진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성인이 돼서도 혼란스럽다. 가난하지만 따뜻했던 엄마와의 기억이 그를 괴롭힌다. 주수창이 불경으로 어머니를 애타게 찾았다면 라이언은 구글 어스를 이용한다. 그들은 각각 50년, 25년이 지나 엄마를 찾고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소식은 주수창의 그리움에 함께 애달파 하고 모자 상봉을 기뻐한다. 무엇보다 주수창의 효심을 칭송한다. 조선 전기 문인들도 이 시를 효행을 읊은 대표적인 시로 꼽았다.(‘風騷軌範’) 시의 마지막 두 구엔 당시 정국을 주도하던 왕안석 등 신법파에 대한 비판도 담겼다. 왕안석이 추천한 이정(李定)은 어머니에 대한 불효로 구설에 오른 인물이기 때문이다. 주수창의 효심에 견주어 이정의 불효를 비난한 셈이다. 때문에 이 시는 후일 ‘오대시안(烏臺詩案·소식이 조정을 비방하는 시문을 썼다는 죄목으로 옥고를 치른 필화 사건)’의 불씨가 됐다.
시에는 엄마 찾기와 관련된 많은 고사(故事)가 등장한다. 황제도 장군도 결코 엄마를 잊지 못했다. 생이별하지 않았더라도 엄마는 늘 그리움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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