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후반 미국 국무장관으로 세계의 외교를 주도했던 헨리 키신저의 말이다. 올해 우리 나이로 100세를 맞는 그는 현대사에서 독특한 위상을 지닌 인물이다. 그는 대통령이나 총리 같은 최고 권력자는 아니었지만 1969∼1977년 세계는 그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그의 ‘무기’는 외교였다. 이 시기, 그는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으로 외교를 통한 평화의 시대를 열었다. 1971년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해 닉슨 대통령의 방중(訪中) 길을 열었고, 초강대국으로 대립했던 미국과 옛 소련의 데탕트(긴장 완화)를 구축했다. 그는 1972년 중동평화 조정에 힘쓴 데 이어 1973년 북베트남과의 평화협정 체결에 성공해 그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저자인 강성학 고려대 명예교수는 에이브러햄 링컨, 윈스턴 처칠, 조지 워싱턴, 해리 트루먼 등 위대한 정치가의 리더십을 조명해왔다.
800쪽이 넘는 이 책은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키신저의 독일 탈출에서부터 제2차 세계대전 참전, 국제 외교무대에서의 활약 등을 꼼꼼하게 다루며 이른바 ‘키신저 외교’의 비밀을 찾아 나선다. 키신저 외교의 바탕을 그의 뛰어난 지적자본에서 찾은 것이 흥미롭다. 저자는 지적 자신감과 끝없는 권력의지, 언론과 우호적 관계, 감동적 수사학, 협상기술, 지적 정직성, 행운을 키신저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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