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유례없는 춤바람이 불었다.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 때문이었다. 이 조류의 가운데, 두 리더가 있었다. 스우파를 시작으로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 올 여름 ‘스트릿 맨 파이터’를 총괄 기획, 제작하는 권영찬 CP와 “조명 받지 못한 댄서들을 위해 출연했다”는 댄서계의 왕 언니 모니카다.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두 사람을 만나 한바탕 폭풍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스우파가 남긴 것에 대해 권 CP는 “댄서라는 직업을 인정받게 한 것”이라고 했다. 모니카는 “이전까지 저희는 음악이 없으면 춤을 출 수 없다는 생각에 인정받지 못했다. 그런 부분을 스우파가 많이 개선시켰다”며 “음악이 사랑 받기 위해 춤이 존재하고, 더 나아가 무엇이 우선이냐를 떠나 각자의 영역이 존중받을 만하다는 걸 알려줬다”고 했다.
개성 강한 크루들과 PD들 사이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장점을 눈여겨봤다고 했다. 권 CP는 노력이 기반 된 모니카의 자신감을, 모니카는 권 CP의 부드러움을 꼽았다. 특히 권 CP는 프로그램별 소통 방식을 달리했다. “스우파 PD는 댄스 프로그램을 많이 해왔기에 원하는 방향을 들어주고 독려한 반면 스걸파 PD는 입봉작이라 불안감을 달래주고 믿음을 줬다”는 것. “후배들의 생각과 감정을 알고 싶어 먼저 물어봐요. 물론 그땐 대답을 안 해요. 그래도 물어야 이야기하고 싶을 때 말을 하더라고요.”
“저런 실력과 자신감을 갖춘 리더면 믿고 따를 것”이라는 권 CP의 말처럼 모니카는 “난 절대지지 않아”라 말할 정도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선두에 섰다. 그런 그도 20대에는 경쟁을 기피했다고 한다. “승부욕에 집중하다보면 그 끝이 허무해지는데, 그때 경쟁이라는 아이에게 핑계를 대는 자신이 싫었다”는 것. 그러나 스우파를 통해 경쟁은 마냥 ‘이기는 것’이 아니란 걸 알았다고 한다. “올바른 경쟁을 하면 자기 능력을 발견할 수도 있고, 또 아군도 만들 수 있다. 내가 챙겨야 할 사람이 생기니까”라며 “이제야 ‘선의의 경쟁’이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고 했다.
올해 이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권 CP는 “스우파, 스걸파를 통해 춤의 재미를 대중에 알렸으니 스맨파를 통해서 글로벌 팬덤을 확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모니카는 “스우파 이후 본인의 장르를 추는 사람들에게 ‘난해하다’는 표현이 옅어지고 ‘개성이 강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감사한 마음을 동력 삼아 앞으로 저의 자리에서 보이지 않는 곳의 댄서들과 함께 춤을 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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