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D’란 글과 함께 곤룡포 입은 사진을 게재했다. 2020년 ‘어거스트 디(Agust D)’라는 예명으로 발표한 첫 믹스테이프 타이틀곡 ‘대취타’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모습이다.
곤룡포는 우리 옷인 한복의 일종으로 임금이 시무복으로 입던 정복이다. 곤복(袞服) 또는 용포(龍袍)라고도 한다.
슈가가 특별한 의미 없이 올린 것일 수 있다.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 사이에서는 신곡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시기가 시기인지라 주목 받는 모양새다. 지난 4일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회식에서 중국의 소수 민족 중 명이 한복을 입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평소 한복에 대해 애정을 드러내왔다. 2020년 말 미국의 패션 잡지 ‘코스모폴리탄’과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패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흔쾌히 ‘한복’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간 ‘콘서트에서 입었던 옷 중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을 묻자, 슈가는 “난 ‘아이돌’이 제일 좋았다”고 답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영상과 무대에서 한복을 입은 곡이다. 정국은 영어로 “코리안 컬처”(Korean culture·한국 문화)라고 거듭 강조했다. 슈가는 한복을 수트와 믹스매치해도 잘 어울린다며 흡족해했다.
이 가운데 RM은 지난 7일 뜬근없이 중국 누리꾼들의 댓글 테러를 당해야 했다. 당일 치러진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인 황대헌(강원도청) 선수의 경기 영상을 게재한 뒤 ‘박수’와 ‘엄지 척’ 이모티콘을 게재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별다른 글을 덧붙이지 않았다. 한국 누리꾼들은 준결승에서 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음에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탈락한 황 선수를 격려하는 뜻으로 이 게시물을 해석했다.
그런데 난데 없이 중국 누리꾼들이이 RM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RM의 개인 계정엔 댓글이 달리지 않아 방탄소년단 소셜 미디어 계정에 단체로 들어와 ‘구토 이모티콘’ 등 악플을 달았다.
이런 상황을 해외 언론에서도 주목하고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현지시간) “K팝 그룹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의 쇼트트랙 실격을 둘러싸고 중국 네티즌들과 싸운다”고 보도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중국 소셜미디어)에 ‘#BTSinsultingChina’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BTS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면서 “몇몇 중국 사용자들은 RM의 소셜 미디어에 계정에 외모를 공격하는 모욕적인 글을 남겼고, 다른 이들은 천박한 이모티콘을 게시했으며 그룹이 중국 시장에서 떨어져 있으라고 주장하는 발언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아미’로 알려진 방탄소년단 팬덤이 팀과 팬덤의 상징색인 보라색 하트와 긍정적인 댓글로 반박에 나섰다는 것이다.
SCMP는 “트위터의 많은 사용자들은 이 논쟁에 당황했고, 왜 중국 사용자들이 그렇게 격앙된 반응을 보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RM의 영상은 단지 자신의 나라 국가 대표팀을 응원하는 동영상”이라고 남긴 트위터 사용자의 글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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