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감독은 16일(현지시간) 열린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심사위원대상은 베를린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상이다.
홍 감독이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의 계열의 상은 받은 건 이번이 네 번째다. 특히 최근 3년 연속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2020년 ‘도망친 여자’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감독상을, 작년 ‘인트로덕션’으로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각본상을 차지했다. 홍 감독의 연인 김민희가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홍 감독은 이날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직후 “너무 놀랐다. 정말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민희를 무대로 불러 기쁨을 함께 나눴다. 김민희는 홍 감독의 옆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사랑해주신다는 걸 느꼈다. 감동적이다.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벅차했다.
홍 감독은 명실상부 베를린영화제 단골 손님이다. ‘소설가의 영화’까지 경쟁 부문에만 6번째 초청됐다. 앞서 그의 다른 작품인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등이 경쟁 부분에 나왔다.
홍 감독의 27번째 작품인 ‘소설가의 영화’는 소설가가 잠적한 후배, 영화감독 부부 등을 만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홍 감독의 전작 ‘당신 얼굴 앞에서’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이혜영과 홍 감독의 뮤즈 김민희가 주연이다. 서영화, 권해효, 조윤희, 기주봉, 박미소, 하성국 등이 함께 했다. 작년 3월부터 한국에서 2주간 촬영된 흑백 영화다.
극 중 소설가 ‘준희’ 역을 맡은 이혜영이 잠적한 후배의 책방으로 먼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혼자 타워를 오르고, 영화감독 부부를 만나고, 공원을 산책하다 여배우 ‘길수’ 역의 김민희를 만나게 돼 당신과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설득을 하게 된다.
김민희는 ‘소설가의 영화’ 제작에도 참여했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이번 영화제에 나란히 기자회견 등에 참석해 여전한 애정을 과시했다. 2년 전에도 베를린영화제에 나란히 참석했었다.
한편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은 스페인 북동부 자치지방 카탈루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카를라 시몬 감독의 스페인 영화 ‘알카라스’에게 돌아갔다. 카탈루냐의 작은 마을에서 복숭아를 재배하는 농부 가족이 주인공이다. 남녀노소의 배우들이 삶의 굴곡을 아름답게 표현했다는 평을 들었다.
은곰상 감독상은 ‘보스 사이즈 오브 더 블레이드’의 클레어 드니 감독, 은곰상 심사위원상은 나탈리아 로페즈 갈라르도의 ‘로브 오브 젬스(Robe of Gems)’, 은곰상 각본상은 안드레아스 드레센의 ‘라비예 쿠나즈 vs 조지 W 부시(Rabiye Kurnaz vs George W Bush)’가 차지했다. 은곰상 주연상은 ‘라비예 쿠나즈 vs 조지 W 부시’의 멜템 캅탄이 차지했다. 이번 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는 미국 감독 M. 나이트 샤말란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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