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리 “유승호 조언에 사극연기 자신감 생겼죠”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23일 08시 06분


그룹 ‘걸스데이’ 이혜리(28)는 사극 틀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했다. 영화 ‘물괴’(감독 허종호·2018)로 사극 맛을 봤지만, 겹치는 부분이 없었다. 무엇보다 KBS 2TV 월화극 ‘꽃피면 달 생각하고’ 상대역인 유승호(29) 조언은 큰 힘이 됐다. 아역 탤런트 출신인 데다가 “사극 베테랑인 만큼 함께 해 든든했다”고 돌아봤다.

“초반에 극본 리딩할 때 사극 연기 관련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승호가) ‘사극 연기는 이렇다’는 구체적인 팁을 줬으면 걱정이 컸을텐데, 자신있게 할 수 있게끔 조언을 많이 해줬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장점과 걱정되는 부분을 얘기해줬다. 1회 엔딩신을 초반에 찍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이미 관계가 쌓여있는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 잘 맞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맨스 호흡은 별 다섯 개 중 4개 반을 주고 싶다.”

이 드라마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금주령의 시대, 밀주꾼을 단속하는 원칙주의 감찰 ‘남영’(유승호)과 술을 빚어 인생을 바꿔보려는 밀주꾼 ‘강로서’(이혜리)의 로맨스다. “소재가 신선해 극본을 순식간에 읽었다”며 “극 재미와 캐릭터 매력 균형이 잘 맞았다”고 짚었다. 로서는 양반이지만 소탈하고 솔직해 “그 시대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판단했다. 퓨전 사극이고 조선시대 금주령을 배경으로 해 고민이 적지 않았다. 로서가 그 시대 범법 행위를 하지만, ‘어떻게 하면 설득력있게 보일까?’ 연구했다.

이혜리는 “로서는 생각한 대로 행동해 멋진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불의를 보면 못 참지만, 자기 생각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융통성, 행동력 등을 배우고 싶다”며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점은 나와 닮았다. ‘내가 생각한 게 맞나?’ 계속 고찰하는 모습도 비슷하다. 로서가 계속 벽에 부딪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연기하며 대리만족도 느꼈다. 상상이 안 되는 시절인데 강인하고 현명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공감됐다”고 설명했다.

‘이혜리에게 술은 어떤 존재냐’는 질문엔 “로서와 비슷하다”며 “술은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과 더 가까워지게 만들어주는 매개체”라고 답했다. “술은 특별한 날에도 필요한 존재다. 너무 속상한 일이 있을 때도 (술을 마시면) 기분이 나아지지 않느냐”면서 “난 술을 좋아하는데 잘 못 마신다.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진다. 요즘은 화이트 와인을 좋아해서 식사할 때 한 잔씩 마신다. 한 잔만 마셔도 충분하다”고 했다.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1회 시청률 7.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했지만, 16회 5.9%로 막을 내렸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중계 여파로 결방 해 흐름이 끊겼다. “연기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올림픽을 정말 사랑한다. 나도 화내고 울면서 봤다. 내 드라마 보다 더 울면서 봤다”고 귀띔했다. 마지막 회에서 남영이 로서에게 청혼하며 행복한 결말을 맺었다. 권선징악은 ‘너무 뻔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는데, “이 드라마에는 필요한 결말”이라고 짚었다. “1·16회 엔딩이 수미상관 구조로 돼 비교해서 봐도 재미있다”며 “첫 회를 생각하며 촬영했다. 굉장히 예쁘게 나와서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주위 모니터링과 조언 등도 많은 도움이 됐다. 특히 남자친구인 영화배우 류준열(36)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은 2017년부터 5년째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제일 궁금해 하는 질문 같은데 민망하다”면서도 “많은 응원을 해주고 있다. 감사하다. 이번 드라마도 재미있게 봐줘서 힘이 났다”며 고마워했다.

“이 작품을 통해 ‘좀 더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많이 생겼다”며 “‘어떻게 하면 인물이 매력적으로 보일까?’ 고민도 많이 하고 더 진지해졌다”고 털어놨다. 액션신도 많았다며 “뛰고 구르고 총도 쏘고 점점 로서가 강해졌다. 생각보다 몸을 잘 써서 칭찬도 들었다. 칭찬을 받으면 더 열심히 하는 성격”이라고 덧붙였다.

이혜리는 2010년 걸스데이 멤버로 데뷔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2016)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덕선’ 이미지를 깨지는 못했다. ‘딴따라’(2016) ‘투깝스’(2017~2018) ‘청일전자 미쓰리’(2019), 영화 ‘판소리 복서’(감독 정혁기·2019) 등에서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요즘 동료들과 연기 스터디를 하고 있다. 걸스데이 멤버 박소진(36), 방민아(29), 유라(30)도 연기 활동을 하는 만큼 서로 자극되지 않을까. “어제 걸스데이 꿈을 꿨다”며 “제일 편하고 스스럼없이 얘기할 수 있다. 가족 같다. 이런 친구가 있는 게 다행이다. 유라, 민아, 소진언니가 하는 드라마·영화 모두 대박 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재결합 관련 구체적으로 얘기를 나누지는 않은 상태”라며 “다들 각자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서 당분간은 완전체 무대를 보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올해 세운 목표 한 가지가 있다. ‘건강하게 살자’다. 요즘 필라테스를 다니고 있는데, 스스로 운동을 하니 뿌듯하다. 30대가 빨리 다가올 줄 몰랐고, 왠지 모르게 1월1일 새해를 맞는 기분이 든다. 다들 ‘서른 살 돼도 별거 없어’라고 하지만, 설렌다. 30대를 잘 맞으려면 건강해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도 보는 분들이 공감하고, 긍정적인 기분이 드는 작품을 하고 싶다. 같이 웃고 같이 슬픔을 나누고 싶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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