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모리야마는 마지막으로 크게 숨을 쉬고 호흡을 멈췄다. … ‘아빠한테 박수.’ 세 모녀가 박수를 쳤다.”
40대 후반의 간호사 모리야마 후미노리의 임종 모습이다. 가족이 박수를 친 이유는 모리야마의 부탁 때문이었다. 모리야마는 박수 속에 숨을 거둔 다른 환자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고, 자기도 그렇게 보내 달라고 했다.
일본 논픽션 작가인 저자는 7년간 재택의료 현장에서 환자, 보호자, 의료진을 취재한 결과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재택의료는 질병이나 부상으로 병원을 찾기 어렵거나 집에서 치료받기를 원하는 말기 환자들을 위해 의사와 간호사가 방문해 의료 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재택의료 취재에 도움을 받기 위해 진료소에서 근무하던 모리야마를 처음 만났다. 여러 도움을 주며 친구처럼 지냈던 모리야마가 어느 날 말기 암 판정을 받는다. 책은 모리야마의 사연을 중심으로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교차해 구성했다. 영화를 연상시키는, 삶과의 아름다운 이별 장면들이 섬세하게 묘사돼 있다. 2∼4주의 시한부 판정을 받은 한 환자는 벚꽃이 흩날리는 자신의 집을 몹시 사랑한다. 그의 집에서 사람들이 모여 하프 콘서트를 연다. 또 다른 환자는 임종 전 가족과의 마지막 추억을 만들기 위해 조개 캐기 여행을 떠난다. “나에게는 다른 사람을 화나게 하거나, 뭔가를 슬퍼하거나 할 시간이 없어요.” 모리야마가 자주 했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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