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은 먼저 작고한 딸 이민아 목사(1959∼2012)의 10주기인 3월 15일을 앞두고 별세했다. 이 전 장관은 평소 딸이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세상을 떠난 모습을 보며 자신의 마지막도 비슷한 모습이기를 바랐다고 한다. “최후의 순간, 항암치료보단 삶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부녀(父女)의 마지막이 닮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1981년 이화여대 영문과를 조기 졸업한 이 목사는 김한길 전 의원과 결혼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에서 로스쿨을 마치고 캘리포니아 주 검사로 임용됐지만 결혼 5년 만에 이혼했다. 이 목사는 2007년에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 재학 중이던 아들이 원인 모를 병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는 아픔을 겪었다.
이 목사는 1992년 세례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교회에서 신앙 고백을 하는 등 개신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다 2009년 목사가 됐다. 이성주의자이자 무신론자였던 이 전 장관을 개신교 신앙으로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이 목사는 위암 말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엔 항암치료를 거부하다 2012년 세상을 떴다. 이 전 장관은 이 목사의 3주기를 맞아 2015년 에세이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출간하며 딸에 대한 애틋함을 표현했다. 이 전 장관은 이 책에서 “아버지들은 딸을 구한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은 딸이 아버지를 구하는 일이 더 많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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